어깨 무거워진 정용진, 신세계 실적·주가 부진 숙제 산적
어깨 무거워진 정용진, 신세계 실적·주가 부진 숙제 산적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향후 이커머스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총괄 부회장은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에 이뤄진 승진인사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 승진에 대해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커머스 발전 등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유통업계 환경을 정 회장의 리더쉽을 중심으로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 회장 승진을 바라보는 여론 및 주주들의 반응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성과 없는 승진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한 이마트 소액 주주는 “지금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는데 무엇을 근거로 승진된 지 모르겠다”며 “주 사업인 이마트 영업이익과 주가는 계속 하락 추세고 그동안 벌여왔던 사업 대다수가 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 기준 -46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경영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이다.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시작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전통 유통기업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31조8000억원으로 이마트를 처음 추월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월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오프라인 유통 채널 부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한 반면 온라인 부문 매출은 16.8% 급증했다. 특히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 총 매출(15조7000억 원)의 53.6%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발 이커머스까지 국내 유통 업계에 들어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아직까지 이커머스에서 강력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출범한 쓱닷컴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21년 ‘한국판 아마존’을 만든다며 3조5600억원에 인수한 이베이 코리아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부진을 겪고 있다.

 

▲ 정 회장 승진에 대한 주주들의 여론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사진은 신세계그룹 인사에 대한 이마트 주주들 반응. [사진=종목토론방 갈무리]

 

정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고 기업 성장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 이커머스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 소액주주는 “그간 정 회장은 SNS에 빠져 이커머스에 대한 대비가 너무 늦었던 게 패착 원인인 것 같다”며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커머스 도전자들에게 패배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유통 업계관계자는 “정 회장의 지배력과 입지는 본인 스스로의 능력보다 배경에서 나오는 것들이 더 크다”며 “스스로 입지와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성과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이커머스 성공이 가장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며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 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를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번 승진으로 인한 신세계그룹 지분 변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0%씩 보유하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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