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부진 이마트 위기에 ‘셀럽 정용진’ SNS리스크 도마
실적·주가 부진 이마트 위기에 ‘셀럽 정용진’ SNS리스크 도마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두고 주주들의 쓴소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유통업계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오너의 인스타그램 활동이 경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쿠팡에게 뺏긴 상황이다.

 

정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에 올린 인스타그램에 주주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미국 뉴욕의 한 식당에서 지지 하디드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형 지지 하디드 만나서 밥 먹었다. 그분 매장도 방문하고"라며 "단순 만남과 방문이니 억측은 하지 말길 바란다"는 정 부회장의 당부가 함께 담겨있다.

 

평범한 일상 인스타 게시물임에도 여론이 좋지 않은 건 최근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활동이 경영상황과 맞지 않아서다. 주주들은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인스타그램을 활동을 우선시하는 듯한 정 회장의 태도를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이마트의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셀럽들과 만나거나 재력을 과시하는 등 경영과 전혀 상관없는 게시물이 늘어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좋아하는 인스타그램을 하는 게 모두 행복한 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흔들리는 유통왕좌 이마트 적자 전환…"당장 실적 반등 기대 어려워"

  

▲ 정용진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는 이마트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진은 같은 날 찍은 양재점 이마트(왼쪽)과 코스트코로 바로 옆에 붙어있음에도 고객수 차이가 심하다. ⓒ르데스크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에서 이마트를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SNS 활동이 가장 활발한 인물로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본인을 추종하는 팬들과 열정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에게는 소통인 인스타그램이 주주들에게는 최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자의 말 한마디가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마트는 실적 악화로 인한 경영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9조4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순손실은 자그마치 1875억원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가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10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줄곧 하락해 현재(15일 종가) 주가는 7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이마트 리뉴얼부터 온라인 전환 사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신이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분스와 부츠, 제주소주, 삐에로쇼핑, PK피코크 등은 모두 사업철수했고 대형 M&A를 통해 인수했던 이베이 코리아 등 온라인 부문에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엘앤비는 조직 개편을 통해 사내 위스키 신사업 전담 조직이었던 'W비즈니스'팀을 해체했다. 지난해에도 공을 들였던 신세계L&B 위스키 사업은 전면 철회했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트렌드가 변하면서 쿠팡뿐 아니라 알리나 테무 등 중국발 오픈마켓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산업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경영을 지휘해야 할 정 부회장의 SNS는 멈추지 않고 있어 주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온라인과 근거리 구매 패턴이 고착화되는 상황에 민간 소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마트의 주력인 대형마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마트는 반등에 상당한 시간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이마트 주주는 “회사가 성장한다면 소통이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 셀럽들이나 만나며 돈자랑 하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다”며 “지금이라도 인스타그램을 멀리하고 경영부터 신경써 달라”고 꼬집었다.

 

주주와 임직원 걱정 한가득…"본업에 충실해야 할 때"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정 부회장의 SNS 활동에 대한 여론이 처음부터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10년전 페이스북 시기에는 오히려 적절한 소통과 홍보효과로 경영에 도움이 많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2015년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와 피코크키친 등을 소개하면서 “구색과 가격 혜택은 기본,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움과 흥미를 줄 수 있는 우리 같은 어른과도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전매장을 만들고 싶었고. 드디어 만들어버렸다” “백문(百聞)이 불여일미(不如一味)” “많은 설명보다 한 번 오셔서 드셔보시면 그 깊이와 다름을 느끼실 것이다”와 같은 경영에 도움이되는 글을 많이 올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소통보다는 ‘정용진 리스크’로 불린다. 이마트에 투자한 한 소액주주는 “아무리 개인 SNS라고 해도 대기업 오너가 기업이 어려운데 셀럽이나 만나고 놀러 다니는 것을 좋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단순 악플로 치부하기 이전에 오너로써 왜 여론이 안좋은지 진지하게 고심하고 경영에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경영자의 SNS는 잘못하면 독이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정용진 부회장 SNS 활동 대한 주주들의 불만과 여론 현황.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특히 2022년 'SNS 멸공 논란'으로 오너 리스크를 크게 만든 전적이 있는 만큼 주주들과 임직원들 사이에서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해당 논란 이후 신세계 주가는 바로 하락 영향을 받았다.

 

이마트 소액 주주 김선아(62·여·가명) 씨는 "개인적으로도 멸공이 틀렸다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메시지였다"며 "중요한 것은 해당 발언 이후 이마트 브랜드 이미지가 어떻게 변했고 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인데 결코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 관계자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며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한 기업의 경영자에게 SNS는 양날의 검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SNS는 영향력만큼이나 리스크도 큰 매체다"며 "자칫 잘못 사용해 구설에 오르면 기업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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