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살거든요”…연애가 부담스러워진 청년 세대
“혼자서도 잘 살거든요”…연애가 부담스러워진 청년 세대
▲ 최근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결혼 적령기에 속하는 청년층 사이에서는 연애에 대한 무관심과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연애 무관심과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남녀 간 신뢰 부족, 취업이 힘들어지는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연애보다 혼자서 지내는 생활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서다. 사진은 서울 번화가의 한 주점. ⓒ르데스크


[특별취재팀=홍민기·최영수·고인혜] 최근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결혼 적령기에 속하는 청년층 사이에서는 연애에 대한 무관심과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연애 무관심과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남녀 간 신뢰 부족, 취업이 힘들어지는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연애보다 혼자서 지내는 생활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서다. 전문가들은 연애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애 가치관 형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애를 기피하는 청년층, 혼자가 편하고 경제적 부담에 ‘연애‧결혼’은 무관심


르데스크가 2040대 연령층 172명을 대상으로 연애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0.9%)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들 중에서 ‘연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니 가장 많은 답변을 택한 것은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31.9%)’고 꼽았다. 그 다음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답변이 28.6%, ‘경제적인 문제’ 22.9%, ‘남녀 신뢰’ 11.4%, ‘신념 문제’ 4.9% 등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고 꼽은 이들은 연애와 결혼에 대한 관심은 있는 편이었다. 연애를 하고 싶지만, 주변 소개팅이나 미팅 등 이성과 대면할 기회가 적다 보니 연애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솔로로 지낸다는 이야기다. 다만, 일부는 연애하는 시작 과정 자체가 불편해 만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김소희(33‧여) 씨는 “일상이 집과 회사, 친구를 만나는 게 다여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돼도 쉽게 만나고 싶지는 않고 최대한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홀로 지낸 지 꽤 됐다”고 말했다. 이어 “MBTI부터 시작해 성격, 경제력 등 안 맞는 사람과 만나면 결국엔 헤어질 거라 생각해 연애 시작조차 어렵긴 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맞는 사람이 있으면 연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이민지(29‧여) 씨는 “결혼할 나이는 다가오고 연애 생각이 아예 없지는 않다”며 “다만,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와 다른 이성과 만나 하나씩 배려하고 맞춰가는 것도 연애의 재미라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결국에는 맞지 않는 부분들로 인해 다투게 되고 헤어짐이 원인이 되니 이러한 과정이 싫증이 나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꼽은 이들은 주로 취미 생활을 하거나 억압받는 듯한 연애 생활에 지쳐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들 말한다. 현재 지내는 생활조차 버거운데 다른 이와 함께 하는 시간, 돈이 부담간다는 이유에서다. 

 

▲ 르데스크가 2040대 연령층 172명을 대상으로 연애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0.9%)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들 중에서 ‘연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니 가장 많은 답변을 택한 것은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31.9%)’고 꼽았다. 사진은 청년세대가 즐겨 찾는 건대입구역 상권의 모습. ⓒ르데스크


직장인 박경완(30) 씨는 “연애를 하고 싶어도 현재는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이제 막 취업에 성공해 모아놓은 돈도 없고 아직은 혼자서 생활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취미로 클라이밍, 등산, 수영 등을 즐기고 있는데 취미생활 하기에도 바빠 이성을 만나기엔 시간이 부족해 아직까지는 취미생활을 더 즐기고 싶다”며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당분간은 연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도 연애하기보다 오히려 혼자 생활하는 것이 편하다는 친구들도 많다”며 “취업을 잘하면서 취미생활을 즐기다 보니 이성을 만날 시간이 없어 연애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취업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원하는 직장에 못 들어가 자존감이 떨어져 연애를 못 하는 친구도 있다”며 “경기가 좋아지면 연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대학생은 경제적 부담에 학업에 ‘집중’…남녀 ‘신뢰’‧‘신념’ 문제도 기피 현상 원인


연애에 대한 무관심과 기피현상이 커지게 된 이유 중에서는 경제적인 문제도 크다. 20대 초반인 대학생은 돈벌이가 없는데 연애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져 연애를 기피하는 딜레마 현상이 생긴다고들 성토한다. 졸업 시즌에는 취업 시기가 다가오면서 취업 준비 과정에 연애까지 신경 쓰기에는 부담이 가득해서다.

 

▲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는 남녀 신뢰 문제와 신념 문제도 있다. 남녀 신뢰 문제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페미니즘’ 문제나 데이트폭력에 대한 두려움, 스토킹 등 이성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연애를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은 을지로 노가리골목에 위치한 한 주점 내부. ⓒ르데스크


대학생 김민준(23) 씨는 “복학하고 자신감은 넘치는데 막상 연애를 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돈’이 문제여서 당분간은 생각이 없다”며 “데이트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결국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부족해지고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몸이 멀어지고 마음도 멀어질 것 같아 돈이 생기기 전까지는 학업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업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여서 취업을 하고 나서야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나 막상 연애를 해도 결혼 생각을 하면 집도 있어야 하고 차도 있어야 하는데 뭔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으면 부담이 가득해져 청년을 위한 지원책이 많아져야 연애를 하고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는 남녀 신뢰 문제와 신념 문제도 있다. 남녀 신뢰 문제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페미니즘’ 문제나 데이트폭력에 대한 두려움, 스토킹 등 이성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연애를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신념 문제는 비혼주의, 비연애주의, FWB(Friends With Benefits) 등과 같은 이유로 인해 이성과 만나기는 하지만, 정작 연애는 하지 않는 이들이다.


전문가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현재 청년세대로 표현되는 만큼 연애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젊은 세대가 결혼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에서도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하고자 하지만 현실적으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어 근본적인 연애 가치관 형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현재 연애 기피 현상과 관련해 “2030 세대 가치관이 과거와 다르게 변하면서 생기게 됐다”며 “혼자서 생활하게 되면 연애할 때보다 자유롭고 책임질 것들이 없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연애를 최대한 미루려는 현상이 격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