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가 제조업 혁신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스마트 팩토리 기술력은 주요국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출판한 ‘스마트 팩토리 관련 연구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6을 기점으로 중국의 스마트 팩토리 관련 논문이 미국을 추월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설계, 개발, 제조, 품질, 유통 등 생산과정에 인공지능(AI)·IOT·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들을 접목해 생산성은 늘리고 비용은 감축시킨다.
스마트 공장을 하나의 생물처럼 유기적으로 최적의 환경으로 변화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시장을 분석하고 결과에 따른 수요와 트렌드를 전망하거나 생산·공급라인 운영을 자동 점검하고 문제점을 스스로 진단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알리바바 등 이미 글로벌 기업들 대다수가 스마트 팩토리 구현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했고 인력 비용을 절감시키는 미래 생산·제조 핵심 기술로도 취급받는다.
중국의 스마트 팩토리 전체 논문 수는 2021년 기준 3135건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률 또한 37%에 육박하며 2위인 미국과 격차는 매년 커지고 있다. 논문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피인용 상위 10%’ 논문에서도 중국이 31.9%를 차지하며 미국(23.5%)과 차이를 벌렸다.
국내의 경우 스마트 팩토리 논문 수는 총 817건, 독일과 공동 4위로 집계됐다. 다만 피인용 상위 10% 논문 점유율은 4.3%로 논문 수 상위 12개국 중 10위, 피인용 상위 10% 논문 비중은 11위로 질적 수준의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국제협력 연구 비중 또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이 50%를 넘어가는 반면 국내는 25.5%에 그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마트 팩토리 기술력에 대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권태훈 KISTI 글로벌R&D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기술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제조업 기술의 핵심인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한국은 양적인 부분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나 질적 우수성에서는 아직 선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스마트 팩토리가 미래 제조업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만큼 국가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중 디커플링과 세계적 자국우선주의가 성행하면서 제조업이 다시 재조명 받는 만큼 스마트 팩토리 중요도는 올라가고 있다. 독일과 중국, 미국 등 제조업 선진국들은 스마트 팩토리를 국가적 과제로 취급하며 연구·개발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2018년 3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관계부처가 2022년까지 스마트 팩토리를 3만개 보급·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2021년기준 2만5039개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다만 문제는 국내 스마트 팩토리 대다수가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고 고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초단계, 중간단계, 고도화 단계가 있다.
기초 단계는 기초 정보를 이용한 생산관리, 중간단계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최적화 체계 구축, 고도화 단계는 자동화 설비를 활용한 지능화된 완전한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는 기초 단계, 즉 보급 정도를 끝낸 상태로 걸음마를 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 논문 양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이유 또한 고도화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또한 국내 스마트 팩토리 발전을 위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기라고 주장한다. 2018년 보급사업으로 양적 발전을 이룬 만큼 이제는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희태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공장 보급·확산 사업과는 별도로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대형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스마트팩토리의 인공지능 활용 관련 연구개발부터 보급까지 전체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지원 체계가 수립돼야 건강한 스마트팩토리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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