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방한에 경재계 전체가 초호화 접대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 상원의원단과 부부동반 만찬을 가졌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귀빈들만 대접하는 승지원 문을 열었다. 그밖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무역협회, 외교부 등이 협력을 위해 미국 상원의원단과 만남을 가졌다.
경재계 전체가 미국 상원의원단 방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사실 미국 내에서는 주를 대표하는 상원보다 국민을 대표하는 하원의 영향력이 더 크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정반대다. 미국 상원의원은 △해외 군대파병 △관료 인사권 △외국 조약 승인권 등의 고유 권한을 지니고 있어 대외적 권력은 하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상원의원의 고유 권하나 중 눈여겨봐야 할 부문은 ‘외국 조약 승인권’과 ‘군대파병’이다. 국내 미군 철수 혹은 감축에 대한 권한과 한미 FTA 등과 같은 중요한 조약에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CHIPS Act), 생물보안법, 반덤핑 관세법 등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상원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여기까지는 미국 법적 허용 내 권한이며 상원의원이 지니는 상징성과 자국 내 네트워크까지 고려한다면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국 상원은 주당 2명, 총 100으로 구성돼 있고 임기는 6년이다.
이번에 방한한 미국 상원의원단은 △빌 해거티(테네시·공화당) △존 튠(다코타·공화당) △대니얼 설리번(알래스카·공화당) △에릭 슈미트(미주리·공화당) △케이티 브릿(앨라배마·공화당) △크리스 쿤스(델라웨어·민주당) △개리 피터스(미시간·민주당) 등 7인이다. 이들은 상원으로써 권한도 막강하지만 개개인이 지닌 정치적 네트워크와 권위도 막강하다.
먼저 존 튠 상원의원은 상원에서도 원내총무를 맡고 있다. 원내총무는 상원 내 서열 2위다. 1996년 하원으로 시작해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하원에 3번, 상원에 4번 총 7번 당선됐다. 2004년부터 사우스다코다주 상원의원으로 무려 20년 동안이나 자리를 지켜낸 정치인이다. 2020년에는 미국 상원 상무·과학·교통 위원회(Committee on Commerce, Science, and Transportation) 위원장을 역임했다.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최측근으로 유명하다. 주한미군 철수 및 감축설 강하게 부정한 의원으로 국내 안보와 미군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다. 해거티 상원의원은 다른 의원들보다 다양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사모 펀드 투자회사 ‘해거티 피터슨 앤 컴퍼니’ 공동 창립자며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주일 미국 대사로 지내기도 했다. 상원의원 경력은 2020년부터 시작했다.
대니얼 설리번 자원 전문가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알레스카에서 상원의원을 맡고 있다. 상원의원 이전에는 알래스카 자연자원부 국장 및 법무장관을 지냈다. 또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국가경제위원회 및 국가 안보위원회를 거처 국무부 에너지 차관 보좌관까지 역임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상원을 지내는 알래스카는 인구는 적지만 미국 내에서도 철, 금, 석유 등의 자원이 가장 풍부한 중 하나로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2009년부터 미주리 상원의원으로 지내고 있는 에릭 슈미트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를 무려 25번 고소한 인물로 유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원 이전에는 미주리주 재무장관, 미주리주 하원의원, 변호사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 상원에서는 군사위원회와 상무·과학·교통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있다.
케이티 브릿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이번 미국 상원의원단에서 유일한 여성이자 공화당 최연소 상원의원이다. 2022년에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으며 앨라바마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법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앨라배마 기업 협의회 회장 겸 리처드 셸비 전 앨라배마 상원의원 수석 보좌관으로 지냈다. 앨라배마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재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역이다.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 상원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본래는 공화당 의원이었지만 1988년 민주당으로 당적을 이동했다. 이후 조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으로 당선되며 그의 유산인 델라웨어주를 받으며 상원의원으로 발돋음한 인물이다. 그는 예일 로스쿨에서 대학원 학위를 받았고 케냐 등에서 구호 활동가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델라웨어 뉴 캐슬 카운티 위원회 의장 및 하원의원 등을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개리 피터스 미시간 상원의원은 군 장교 출신이다. 총 4개의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으며 2014년부터 미시간 상원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상원에서는 국토안보 및 정부사무위원회(Committee on Homeland Security and Governmental Affairs) 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미국 상원의 최고 감독 위원회로 국토와 관련된 모든 기록과 예산 등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또 위원장은 위원회 투표 없이 상원에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상원 중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지닌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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