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사에 돈잔치까지…‘은행 때리기’ 최대수혜자 토스뱅크
고금리 장사에 돈잔치까지…‘은행 때리기’ 최대수혜자 토스뱅크

최근 시중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를 향한 원성이 자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중은행들의 예대마진 수익구조를 비판하며 대출이자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토스뱅크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틈을 타 되려 예대마진 수익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 발맞춰 국내 대부분의 은행들이 민생금융 지원에 적극 나선 가운데 토스뱅크만 겉도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임직원 연봉을 대폭 늘렸는데 이를 두고 시중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시중은행을 방패막이 세우고 뒤에서 실속은 혼자 다 챙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 은행 때리기에 홀로 웃는 토스뱅크, 지난해 고속성장 뒤엔 고금리 이자장사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해 토스뱅크는 전년 대비 적자 규모를 약 2469억원이나 줄였다. 특히 분기 실적은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해 4분기 1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자산은 25조7387억원으로 케이뱅크(21조4212억원)를 4조원 이상 앞섰다.

 

토스뱅크의 가파른 성장세는 대출영업의 확대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12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원 가량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순이자이익(5048억원) 역시 전년(2174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압박으로 대출영업을 축소하는 틈을 타 토스뱅크는 ‘쉽고 간편한 대출’ 전략을 내세워 고금리 대출을 크게 늘렸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사진)은 서민들이 ‘은행 종노릇’을 하고 있다며 은행의 예대마진 위주 수익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대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 중 토스뱅크가 가장 높다. 평균 대출금리는 7.03%로 유일하게 7%대를 기록했다. 이어 △케이뱅크(6.18%) △카카오뱅크(6.13%) △KB국민은행(6.04%) △우리은행(5.42%) △하나은행(5.34%) △신한은행(5.12%)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 역시 토스뱅크가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의 평균 금리는 6.07%로 타 은행들의 평균 금리가 모두 4%대를 기록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은행별 가계대출 금리는 △하나은행(4.43%) △우리은행(4.38%) △카카오뱅크(4.25%) △KB국민은행(4.21%) △신한은행(4.16%) △케이뱅크(4.14%) 등의 순으로 높았다.

 

토스뱅크의 상생 행보는 대출영업 행보와 큰 괴리감을 보였다. 올해 초 은행업계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목적으로 18개 은행이 2조원을 지원하는 ‘민생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케이뱅크까지 전부 참여했지만 유독 토스뱅크만 자율 프로그램을 통한 별도의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토스뱅크가 민생금융지원에서 빠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때문이다.

 

그런데 고금리 대출 이자를 책정하면서도 당기순손실을 이유로 민생금융지원금도 내지 않은 토스뱅크는 ‘내부 잔치’에는 상당히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연봉은 1억3600만으로 전년 대비 1700만원(14%) 상승했다. 높은 상승률을 바탕으로 토스뱅크의 평균연봉은 주요 시중은행을 앞질렀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임직원 평균연봉은 1억1800만원, 우리은행은 1억1200만원 등으로 토스뱅크보다 낮았다.

 

▲ 김승환 토스뱅크 PO. [사진=뉴시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중에서도 토스뱅크만 임직원 평균 연봉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연봉은 전년(1억4600만원)보다 4300만원 줄어든 1억3000만원에 그쳤다. 케이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700만원 감소한 8900만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조원의 상생자금 모금에 동참한 곳들이다.

 

토스뱅크의 임직원 수도 30%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임직원 수는 388명에서 520명으로 132명(34%) 늘었고 보수총액과 성과보수총액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보수총액은 709억1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3.3% 올랐고 성과보수총액(112억5700만원)은 전년 보다 약 334%나 늘었다.

 

토스뱅크의 이러한 행보에 시중은행 임·직원들은 대부분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누구는 금융당국의 규제부터 금리인하, 상생금융 압박까지 받으면서 일하고도 연봉은 찔끔 올랐는데 토스뱅크는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실속만 챙기고 있다”며 “최근 토스뱅크는 높은 연봉과 우수한 복지를 앞세워 시중은행 직원들까지 스카웃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이 정도면 거의 역차별의 최대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성토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은 공공이 주는 권한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공적인 성격을 지녀야 한다”며 “은행은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사각지대에 놓인 금융 소비자들을 지원하며 사회 공헌 활동을 늘리는 등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발맞추는 최소한의 모습은 보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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