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훈육’ 흡사한 LF 후계수업에 ‘젋은총수’ 기대감 물씬
‘사자의 훈육’ 흡사한 LF 후계수업에 ‘젋은총수’ 기대감 물씬

범LG家 기업인 LF의 경영승계 행보에 이례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LF가 야심차게 진출한 신사업 분야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돼 해당 업무의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지분 승계가 순탄하게 진행 중인 만큼 고민거리인 신사업까지 성과를 낸다면 단숨에 부친 이상의 영향력과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배력 늘리는 후계자 부침 겪는 신사업 부서 발탁에 그룹 안팎 기대감 물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최대주주인 고려디앤엘은 최근 LF 지분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조경공사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구 씨가 지분의 91.48%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은 구 회장의 장녀인 구민정 씨가 보유 중이다.

 

2022년 7월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고려디앤엘은 같은 해 10월 최대주주가 구 회장에서 구 씨로 변경됐다. 분할 초기 고려디앤엘 소유 LF 지분율은 6.18%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는 11.13%(325만4500주)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구 씨가 직접 소유한 지분 34만4249주(1.18%)까지 더하면 구 씨 소유나 다름없는 LF 지분은 12.31%까지 늘어난다. 구 회장과의 지분율(19.11%) 차이는 6% 밖에 되지 않는다.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또 다른 계열사인 에이치더블유씨 역시 경영승계의 발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에이치더블유씨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공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지난해 4월 3일자로 해우촌에서 사명이 변경됐다. 에이치더블유씨 또한 LF 지분 1.6%를 보유 중이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이미 최대주주 지위를 가진 구 회장 입장에서 개인 소유나 다름없는 비상장 계열사로 지분을 늘리는 이유를 ‘경영승계’를 꼽고 있다. 향후 고려디앤엘과 에이치더블유씨를 합병하면 자연스레 LF에 대한 구 씨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순탄하게 진행 중인 경영승계 작업과 달리 LF 상황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LF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37% 감소한 622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절반 이상 줄었다. 구 회장이 직접 주도한 신사업 부문의 부침이 원인이다. LF 실적(연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사업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LF에 따르면 구 회장이 2019년 인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은 2022년까지만 해도 LF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지만 지난해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2년 1041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연결)은 지난해 40억 손실로 급감했다. 2022년 1위를 기록했던 부동산 신탁사 순위 역시 8위로 밀려났다. 

 

▲ [사진=뉴시스]

 

지난 2013년 야심차게 진출한 식품사업에서도 아직까지 성공으로 평가될 만한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꾸준히 나아지곤 있지만 여전히 LF푸드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인 5%에 다소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6%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약 40% 가량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후계자 구 씨가 LF 신사업 담당 부서로 배치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구 씨는 지난해 9월 LF 신규투자팀 매니저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에 돌입했다. 해당 부서는 신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후계자가 신사업 관련 업무를 통해 조직 내 위상을 쌓아가는 것 자체는 여타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사업 전반의 위기 상황에서의 투입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F 소액주주는 “지배력 승계가 순탄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신사업 담당 업무를 맡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된다”며 “정도경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구본걸 회장의 경영 스타일상 경영수업에 있어서도 정석대로 위기 극복 능력을 먼저 키우게 끔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만약 구 씨가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내부 임직원은 물론 주주들로부터 회장에 버금가는 신임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구본걸 회장의 나이가 60대 중반에 불과해 경영일선 후퇴를 논하긴 다소 이르긴 하지만 후계자가 준비가 돼 있다면 아주 가능성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며 “오히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패션업계의 특성 상 젊은 경영인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에 더욱 적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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