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연봉·성과금 내렸는데…IBK기업은행 ‘공공기관 연봉킹’ 대조
中은행 연봉·성과금 내렸는데…IBK기업은행 ‘공공기관 연봉킹’ 대조

최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경영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경기침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중국 은행들의 자진 임금 삭감 등의 행보가 전 세계의 조명을 받으면서 중국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음에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유지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에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의 민간은행과 한국의 국책은행이 서로 비슷한 처지임에도 경영 행보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中 은행 연봉·성과급 일제 반납 행보와 IBK기업은행 고금리 대출, 높은 처우 ‘극명 대조’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분의 중국 은행들의 평균 연봉이 일제히 하락했다. 보하이 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43만8000위안(원화 약 8159만원)으로 전년 대비 11.8% 깎였다. 핑안은행은 8.5%, 초상은행·중신은행은 6% 각각 줄었다. 상업은행과 광다은행 등도 평균 연봉이 3%가량 하락했다.

 

국유 은행과 주식 대출 기관 등 10개 금융 기관도 지난해 총 9988만위안(원화 약 186억원) 상당의 성과급 보너스를 반환했다. 초상은행은 4415명의 직원이 총 4330만위안(원화 약 80억원)을 반납했고 중국은행 2059명, 보하이 은행 499명 등의 직원들이 성과급을 도로 내놨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중국은행 서울지점. ⓒ르데스크

 

중국 내 금융사들이 일제히 연봉을 낮추거나 성과급을 반납한 배경에는 극심한 경기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나라 전체에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금융사만 배를 불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맡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 내 은행 대다수가 정부 통제를 받고 있는 만큼 불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 눈치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국민을 의식해 ‘알아서 희생’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중국 금융권의 행보는 전 세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비록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정부 입김이 유독 강하긴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일제히 고통을 분담하려는 모습은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동시에 중국 금융권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 국내 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같은 금융기업이면서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행보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고금리 대출을 통해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한 후 ‘내부 잔치’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6752억원으로 역대 최대 연간 순익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고금리 대출의 증가 덕분이다.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이자수익은 7조4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IBK기업은행 대출의 주 고객층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다.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7.56%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평균금리는 7.30%로 0.26%p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사진=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개인사업자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 또한 7.33%에 달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최고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우리은행(7.47%)과 유사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의 금리는 △신한은행(6.43%) △KB국민은행(6.22%) △하나은행(5.98%) 등으로 모두 7% 미만이다.

 

고금리 대출 덕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IBK기업은행의 임직원 처우는 ‘신의 직장’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등기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2억7400만원에 달했다.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5272만원으로 135개 공공기관 중 1위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기업은행은 고연봉과 정년보장, 우수한 워라벨 덕분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며 “게다가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영업이나 성과 압박이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이어 “IBK기업은행이 민간 기업이라면 모르지만 국책은행인데다 역대급 실적의 이유가 이자 이익이라면 우수한 처우는 분명 국민적 비판을 받을 만한 사안이다”며 “최근 중국 은행들의 행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이 느끼는 박탈감을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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