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워너비’ 주4일제 시행에 SBI저축銀 직원들 화난 이유는
‘직장인 워너비’ 주4일제 시행에 SBI저축銀 직원들 화난 이유는

부동산 PF 부실화로 건설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이런 와중에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은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업계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를 도입해 주변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경영 실패로 인한 수익성 악화, 이에 따른 성과급 축소를 주4일제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수익성 악화에 성과급도 축소…불만 커진 직원들 휴일 늘자 “어설픈 달래기” 냉소

 

저축은행중앙회,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SBI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91억원으로 전년(3284억원) 대비 무려 72.9%나 감소했다. 연간 이자수익은 1조479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6138억원)도 전년 대비 76.7% 가량 늘어 수익률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가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타 저축은행들이 조달비용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대출규모를 축소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결국 무분별한 대출 확대가 실적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분별한 대출 확대에 자산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연체율은 4.91%로 전년(2.03%) 대비 2.88%p 늘어났다. 1년 새 2배 넘게 상승했다. 직원수도 쪼그라들었다. 2022년 12월 말 660명이었던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말 628명으로 5% 가량 줄었다. 직원 성과급도 마찬가지였다. 한 SBI직원 “지난해 직원 대부분 성과급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며 “우리 부서만 하더라도 재작년엔 기본급 450% 수준으로 지급됐던 성과급이 지난해 50%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귀띔했다. 


▲ 2023년 SBI저축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면접대기실. ⓒ르데스크

 

이런 가운데 최근 SBI저축은행은 주 4일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권에서 주 4일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기업은 SBI저축은행이 최초다. 지난 1일 SBI저축은행은 임직원의 복지 증대 차원에서 4월부터 월 1회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하고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선택해 주 4일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타 기업에서 실적이 부진하거나 크게 악화됐을 경우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려 실적 상승을 도모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에듀윌은 주 4일제를 도입했으나 논란 끝에 지난해 3월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철회하고 주 5일근무제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통보했다. 주 4일제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급기야 경영 악화로까지 이어진 탓이다. 자연스레 SBI저축은행 안팎에선 이번 주4일제 결정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영적 판단 오류로 인한 실적악화, 이에 따른 성과급 축소에 대한 직원 반발이나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목소리가 특히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SBI저축은행 내부 직원은 “작년에 성과급이 크게 줄어든 것을 두고 경영진의 능력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가 많긴 하다”며 “가뜩이나 불투명한 지급 체계나 연차 소진 강요 등으로 인해 불만이 많았는데 그나마 기대했던 성과급까지 쪼그라들자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며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업계 종사자는 “최근 SBI저축은행 출신들의 이직이 많아지긴 했다”며 “이직 이유를 들어 보면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SBI저축은행 측은 이번 주4일제 시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주 4일제 시범운영은 로테이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과 크게 관련이 없다”며 “회사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변하는 것은 부득이한 사정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는 기존에 실시하던 복지제도를 확대하려고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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