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액도 자동차 수준…‘Fly Car’ 가속 폐달 밟는 현대차그룹
로비액도 자동차 수준…‘Fly Car’ 가속 폐달 밟는 현대차그룹

[K-기업 글로벌 서베이<14>]-로비(lobby)로 보는 미래 전략(③-현대자동차) 로비액도 자동차 수준…‘Fly Car’ 가속 폐달 밟는 현대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 美 로비금액 역대 최대…트럼프대응·미래먹거리 ‘두 마리 토끼’ 전략

르데스크 | 입력 2024.06.10 15:55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이하 UAM)’ 로비 비중을 늘리며 본격적인 차세대 이동수단 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차기 대선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만큼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노린 탁월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자동차와 격차 줄어든 UAM 관련 로비 금액…트럼프대응·미래먹거리 ‘두 마리 토끼’ 전략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중 ‘트럼프 변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에 대응하느라 상대적으로 공화당에 소원했던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로비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조지아주에 새로운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돌입했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미국 로비 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기구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19만달러(한화 약 42억5800만원)를 대미 로비에 투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최대 자금을 투입했던 2022년 지출액(336만 달러)보다는 5.1%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스텔란티스 등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도 52만달러(한화 약 7억2000만원)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해 1분기(56만달러)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공격적 로비 기조는 변함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비스트 수는 지난해(34명)에서 30명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대비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로비는 국내에서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비즈니스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기존 ‘올인(All-in)’ 방식에서 다변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해나가고 있다. 차기 대선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응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일례로 최근 전기차만 취급하기로 한 HMGMA 공장의 기존 전략이 하이브리드 생산까지 확장됐다. 화석연료를 선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친환경 세액공제와 보조금, 규제에 대한 적개심을 들어낸 바 있다.

 

현대자동차가 UAM과 관련된 항공 로비 비중을 자동차급(내연+전기)으로 올린 것 또한 트럼프 변수에 대비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 로비 내역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안은 UAM 비중 증가다. 1분기 UAM 관련 로비 금액은 21만달러로 자동차(25만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48만달러 △2022년 49만달러 △2023년 67만달러 등 매년 UAM 관련 로비 자금을 늘리고 있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1분기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항공 로비에 사용될 자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84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 산업 관련 로비 금액은 모두 현대차의 미래항공교통(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사용했다. 슈퍼널은 UAM을 위해 2021년 11월 설립된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로비하는 항공 관련 법안은 2021년 6개에서 지난해 9개까지 늘어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미국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며 “그러나 전기차 수요 부진의 장기화와 미국 대선, 미·중 관세전쟁 등 미국 상황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전기차에만 몰두하는 것은 리스크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올해 UAM 관련 로비 투자를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양화하를 시도하는 것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탁월한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UAM 시장 규모 285억달러 전망…글로벌 완성차들 전부 UAM 로비 전력투구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츠앤마켓츠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23년 38억달러에서 2030년 285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33.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UAM 로비 비중을 올리며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 UAM 시장은 2030년 28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은 슈퍼널이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동차그룹의 경쟁사인 다른 나라의 완성차 기업들도 UAM 관련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 대표 UAM 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의 경우 지난해 로비 자금으로 51만달러를 사용했다. 슈퍼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매년 40만달러 이상을 금액을 로비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UAM 분야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어느 정도 유믜미한 성과도 내고 있는 상태다. 앞서 슈퍼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가해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공개하고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S-A2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다.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주행 거리는 최대 40마일(약 64km)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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