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낮춰놓고 가격 인상…치킨업계 스킴플레이션 꼼수 도마
품질 낮춰놓고 가격 인상…치킨업계 스킴플레이션 꼼수 도마

최근 치킨업계에서 제품 품질은 낮추고, 가격은 인상하는 이른바 스킴플레이션 꼼수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스킴플레이션은 가격은 올랐지만 상품의 양이나 질이 눈에 띄지 않게 떨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소비자들이 알아차리기 힘든 만큼 꼼수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5월 국내산 닭고기 수급 불안을 이유로 순살치킨 메뉴 7개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브라질 닭으로 변경했다. 이후 12월에는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되는 원부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악화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치킨 가격을 최소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인상했다. 인상된 메뉴 85개 중 브라질 닭으로 만든 7개의 순살 메뉴도 포함됐다. 

 

▲ bhc는 지난해 5월 국내산 닭고기 수급 불안을 이유로 순살치킨 메뉴 7개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브라질 닭으로 변경했다. 브라질산 냉동육은 kg당 2000~3000원으로 국내산 닭고기 가격 대비 50% 정도 저렴한데도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브라질산 냉동육은 kg당 2000~3000원으로 국내산 닭고기 가격 대비 50% 정도 저렴하다. 또한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수입산 닭고기 할당 과세를 0%로 면제해주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원부자재 비용 상승이 메뉴 가격 인상의 원인 중 하나라면 적어도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꾼 메뉴의 가격은 동결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장한나(26세·여) 씨는 “원산지를 밝히지 않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다”며 “불신이 드는 브랜드를 꼭 시켜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굳이 bhc가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는 브랜드는 다양하기 때문에 다음에 치킨을 먹을 때 다른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기 치킨 브랜드 BBQ도 지난해 10월 엑스트라 버진 오일만 사용해 튀기던 치킨을 올리브유 원재료 상승을 이유로 BBQ가 자체 개발한 ‘BBQ 블렌딩 오일’을 이용하고 있다. 


BBQ 블렌딩 오일은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가맹점 수익 보존을 위해 기존보다 저렴한 대체재 개발의 필요성을 느껴 연구진이 2년간 개발한 오일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엑스트라 올리브유와 비교했을 때 맛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2년 BBQ는 사이드메뉴, 주류, 음료를 제외한 모든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후 2023년에는 가격은 인상하지 않았다. 올리브유만 사용할 때보다 혼합유를 사용할 경우 원가가 더 낮지만 가격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는 가격은 그대로지만 올리브유만 사용해서 튀길 때보다 품질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행태로 볼 수 있다.


고병철(31세·남) 씨는 “기업의 존재 가치가 최대 이윤 증진이라는 점은 이해한다”며 “다만 더 저렴한 기름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유지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윤을 증진하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3대 치킨 브랜드 중 하나인 BBQ가 브랜드 가치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렇지만 스킴플레이션과 같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식의 가격 인상을 하는 것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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