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도파민 중독’ 탈출기, 디지털 디톡스 뜬다
청년들의 ‘도파민 중독’ 탈출기, 디지털 디톡스 뜬다
[사진=AI이미지/MS Bing]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릴스·쇼츠와 같은 숏폼 콘텐츠 선호가 높아지면서 도파민 중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빠른 속도로 유행하고 있는 숏폼 콘텐츠의 경우 60초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와 단어가 주를 이룬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연출하는 자극적인 영상만 시청할 경우 도파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파민은 쾌감, 즐거움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자극적인 영상을 보면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분비되는 자극은 내성이 생겨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이 경우 다른 일상적인 활동에서 느끼는 쾌감이 감소해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쇼츠와 릴스를 오래 보는 거 자체로 도파민 중독이라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쇼츠와 릴스 시청으로 인해 일상에 지장을 주기 시작했다면 줄이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숏폼 콘텐츠 무한 스크롤 중독, 피로·의욕 상실·우울 증세까지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를 사용한 사람의 수는 월 평균 4617만 명으로 조사됐다. 월 평균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이 998억 분으로 2022년 대비 월평균 사용 시간이 101억 분 증가했다. 이는 2021년에 도입된 숏폼 서비스인 '쇼츠' 도입 효과로 보인다. 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인스타그램도 2022년에 비해 월평균 실행 횟수가 37억 회 증가한 125억 회를 기록했다. 

 

▲ 숏폼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들 중에선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은 필라테스 매장 모습.ⓒ르데스크

   

수면을 취하기 전 2~3시간 가량을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김진희(26·여·가명) 씨는 최근 불면증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는 “잠들기 전 가볍게 시청하기 시작한 릴스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며 “새벽에 깨는 일이 빈번해져서 급기야 숏폼 앱을 삭제했지만 이내 다시 설치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고백했다.

 

숏폼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들 중에선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예은(28·여) 씨는 평일, 주말 상관없이 침대에서 하루종일 릴스나 쇼츠를 보며 방에서만 지내면서 우울증에 시달렸다.

 

최 씨는 “어느 순간 하루종일 릴스나 쇼츠만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스스로를 더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짧은 영상이다보니 자극적인 내용이 가득해 중독처럼 손길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릴스와 쇼츠를 보며 느끼는 행복감은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하며 느끼는 행복보다 훨씬 적다”고 덧붙였다.

 

숏폼 콘텐츠는 도파민 중독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뇌의 전두엽을 자극하는데, 전두엽이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증상을 중독이라고 부른다.

 

숏폼 콘텐츠로 인한 도파민 중독 증세가 심해질 경우 일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파민 중독으로 인해 일상에서 도파민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욕을 상실하거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체에도 피로감이 몰려오며 건망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운동·가족과 시간 보내기 등 청년층 디지털 디톡스 문화 확산

 

▲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도파민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들 사이에선 다양한 디지털 디톡스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사진은 최 씨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청년들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도파민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디톡스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운동부터 규칙적인 생활, 가족·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갖기 등이다. 도파민 중독이 심각해지면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가는 만큼 온라인·SNS 등을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 씨는 숏폼 콘텐츠로 인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다. 그는 “스스로 숏폼 콘텐츠를 끊지 못해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확실히 운동을 하니 자기 전에 숏폼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줄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의도적으로 친구,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그는 “지금은 예전과 달리 평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쇼츠나 릴스를 시청하고 있지 않다”며 “처음에는 자꾸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게 우울증의 원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소한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던 게 더 큰 원인인 거 같다”며 “밖에 나가 맛있는 음식을 사먹고 새로운 자극도 받는 게 더 가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숏폼 콘텐츠로 인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균형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건강한 취미생활, 도전과 성취 등이 이뤄져야 한다. 미네랄, 양질의 단백질, 지방, 비타민B가 풍부한 견과류, 생선, 육류, 계란, 귀리, 가금류 등이 도파민의 정상적인 분비를 돕는다. 수면은 호르몬 분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이 필수다.

 

도파민이 쾌락과 행복의 호르몬인 만큼 건강한 취미생활도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지목된다. 캠핑을 가거나 친구들과 만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건강한 취미생활은 건강한 도파민 분비에 도움된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소비자학과) 교수는 “무엇에 중독되는 건 시대에 따라 형태는 달라졌지만 과거부터 있었던 현상이다”며 “운동을 통해서 도파민 중독을 해결할 수 있다면 올바른 소비 형태로 보이고, 확실한 효과를 위해 규칙적인 스케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과 만나서 사회생활을 하며 얻는 도파민은 우리가 숏폼 콘텐츠를 통해 얻는 도파민보다 훨씬 가치 있다”며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면 소비 역시 좋은 해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계별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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