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1% 고금리 적금 들어요’…MZ세대 디펜스 재테크 각광
‘연 11% 고금리 적금 들어요’…MZ세대 디펜스 재테크 각광
▲ 지난 2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0%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이다. ⓒ르데스크

 

주요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3.5%대로 내려간 가운데 MZ세대 사이에서 고금리 상품을 찾아 재테크를 하는 ‘금리 노마드족’이 인기다. 적금은 예금에 비해 금리 인하 압박이 덜하고 사회 초년생들의 목돈 만들기에 유리해 2030의 새로운 재테크 방식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0%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이다. 지난해 8월 2.50%였던 기준금리는 빅스텝과 연이은 2차례의 베이비스텝으로 3.50%까지 올랐다. 그러나 기준금리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하락중이다. 


업계는 일반은행 예금 금리 하락의 이유로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꼽았다. 대출금 금리가 높아지자 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고 예대금리차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이후 8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부는 예금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는 ‘도미노 현상’이 자금시장의 위기를 촉진하는 만큼 수신금리를 틀어막아 대출금리 상승세를 억누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결정 직후 수신상품 금리 인상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오히려 예금의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까지 더해져 한 주 사이 예금금리는 0.3%p 가까이 내렸다.


▲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 금리는 3.4%에서 3.55% 사이로 집계됐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 금리는 3.4%에서 3.55% 사이로 집계됐다. 최고우대금리 12개월 기준 ▲우리은행(3.55%) ▲KB국민은행(3.5%) ▲하나은행(3.5%) ▲NH농협은행(3.5%) ▲신한은행(3.4%)이다.


14일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 3.74%에서 3.80% 사이였던 것보다 금리 상단은 0.25%p, 금리 하단은 0.34%p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금리가 연 5%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달만에 1.5%p 이상 하락한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가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 축소에 있다”며 “대출금리 억제를 위해 오히려 예금자의 이자이익 감소와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이어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고 밝혔다.


‘재미‧환경 그리고 실익까지 다잡았다’…이벤트성 고금리 적금 강세

 

정기예금 금리 추락에 실망한 금리 노마드족은 고금리 적금으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 금리 노마드족은 고금리 예‧적금 특판 상품을 쫒아 이동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월 납입한도 역시 적어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청년층에서는 소액으로 안정적인 목돈을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여겨진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2030 세대를 겨냥한 이벤트성 적금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재미와 환경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성향에 맞춰 ‘게임’과 ‘데일리 워킹’ 등과 관련한 높은 금리의 적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주요 시중은행은 재미와 환경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성향에 맞춰 ‘게임’과 ‘데일리 워킹’ 등과 관련한 높은 금리의 적금을 출시했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신한은행의 ‘신한 꺾이지 않는 DRX 적금’이다. ‘신한 꺾이지 않는 DRX 적금’은 게임을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한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적금 상품이다. 


적금은 기본금리 연 2.5%에 e스포츠팀 DRX의 LoL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연 6.5%p까지 적용해 최고 연 9.0%의 금리를 제공한다. 매달 최대금액인 30만원씩 1년간 최고 우대금리 9%를 적용했을 때 세금을 제외하고 약 32만원을 이자로 받게 된다. 


이 적금 상품은 DRX팀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 시즌 결과와 월드 챔피언십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추가 적용받는다. DRX는 지난해 롤드컵에 우승하며 최고의 ‘밈’으로 손꼽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적금 가입자들은 DRX팀을 응원하면서 재테크까지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직장인 이동영(남‧29)씨는 “학창시절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LOL을 하고 있는데 게임과 관련된 적금이 나와서 신기했다”며 “평소에도 롤 경기들을 챙겨보는데 좋아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승후 우리은행 차장은 “E스포츠의 대표 종목인 롤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게임인데 이와 관련해서 특히 2030 남자들의 신규 가입률이 상당히 높다”며 “다른 연령에 비해 도박성이 강한 20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재밌는 상품이다”고 밝혔다. 


고금리 적금, ‘유의미한 수익 창출은 어렵지만’…재테크 가치 충분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됨에 따라 은행권 역시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걷기 적금을 출시했다. 사진은 우리은행 '데일리 워킹 적금'. [사진=우리은행]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됨에 따라 은행권 역시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걷기 적금을 출시했다. SNS를 통해 건강을 자산으로 여기며 관리하는 모습을 자주 표현하는 MZ세대의 요구를 충족했다는 평가다. 


은행들은 만기 6개월의 걷기 적금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걷기 적금은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이다. 적금은 상품·서비스 마케팅에 동의하고, 매일 1만 보씩 걸으면 최대 연 10.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기본 금리는 연 1.0%로 낮은 편이지만 우대금리를 모두 받게 되면  최고 연 11.0%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직장인 김경신(남‧32)씨는 “옛날에는 퇴근을 하고 나면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을 탔었는데 실내에서 걸으니 답답함을 많이 느껴 요즘은 산책을 주로 나간다”며 “매일 걷는 걸음을 통해 높은 이자율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은 정말 획기적이고, 또래들 중에서 이러한 적금을 넣지 않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온국민 건강적금’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기본금리 연 2.0%에 우대금리 연 6.0%포인트를 받으면 연 최고 8.0%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매달 10만 걸음을 걸으면 연 3.0%포인트, 국민은행 뱅킹 앱 ‘KB스타뱅킹’에서 ‘발자국 스탬프 찍기’를 월 1회씩 총 6회 완료하면 연 1.0%포인트, 6개월 이상 KB스타뱅킹 로그인 이력이 없는 경우 연 2.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김민주 KB국민은행 대리는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와 건강까지 챙기면서 목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며 “전에 비해 우대금리 요건 역시 낮아지고 있어 이용자 수의 급증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출시된 고금리 적금이 납입 한도가 작고 만기 역시 짧아 세금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로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의견 역시 제기됐다. 


김민수 신한은행 차장은 “고금리 적금을 자세히 살펴보면 만기까지 꾸준히 적립을 해도 원금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타 예‧적금에 비해 금리가 월등하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의미한 큰 수익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차장은 “고금리 적금이 큰 수익으로 전환되지는 않더라도 손실이 전혀 없고 오히려 안정적으로 원금을 지키면서 이윤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재테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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