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강자 위상 ‘흔들’…위기의 농심, 1020 소비자 공략 사활
라면강자 위상 ‘흔들’…위기의 농심, 1020 소비자 공략 사활

농심이 대학교 캠퍼스를 돌며 MZ세대 입맛 잡기에 나섰다. 최근 불닭볶음면 등 신흥 라면 강자 들로 인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농심 라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농심이 국내 10개 대학교 캠퍼스 팝업스토어 운영을 시작했다. 24일에는 서울 동덕여대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농심은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대학생들에게 농심 용기면과 스낵, 음료 등을 담은 제품 키트를 제공한다. 또 글자 순서를 맞추면 농심 제품을 얻을 수 있는 게임존’은 학교별 대항전 요소를 적용해 흥미를 더했다. 학생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거울 포토존’, 제품 패키지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로 구성된 휴식존도 마련했다.


농심의 대학 캠퍼스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운영을 시작해 총 24개 대학에서 3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방문했다. 농심이 대학을 돌며 청년층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라면 최강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제품들의 경우 불닭볶음면 시리즈 등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이 최근 내놓은 신제품 △마라샹구리 △김치짜구리 △풋팟퐁구리 △누들핏 시리즈 등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당장 농심 팝업스토에서 제공하는 제품 구성만 보더라도 신제품 홍보 목적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 키트는 △베스트셀러 KIT(먹태깡과 육개장) △신상 KIT(푸팟퐁구리와 망부장) △라이징 KIT(신라면 툼바 큰사발면과 올디스타코 포테토칩) 등으로 신제품 비중이 전체적으로 높게 구성됐다.


신제품뿐만 아니라 기존 베스트셀러 자리도 위태롭다. 농심을 대표하는 신라면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갤럽이 177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라면’을 조사한 결과, 신라면의 선호도는△2004년 43% △2024년 35%까지 하락 추세다. 반면 2위로 뽑힌 진라면 선호도는 △2004년 3% △2014년 9% △2024년 15% 등으로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 젊은 세대일수록 농심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농심 라면 팝업스토에서 제공하는 키트 구상품. ⓒ르데스크

 

농심의 국내 라면 점유율 하락세는 젊은 세대를 잡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나이가 어릴수록 신라면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고 새롭고 다양한 라면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50대 이상에게 신라면 선호도가 40%나 되는 것에 반해 20대는 35%며 10대의 경우 25%까지 떨어진다.


떨어진 신라면의 선호도를 가져간 제품은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0대와 20대 선호라면 5위권에 올랐다. 20대의 불닭볶음면 선호도는 5%로 4위를 차지했고, 10대는 12%로 3위다.


젊은 세대들은 농심 라면을 외면하는 이유는 경쟁사 제품보다 맛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덕여대생 김지나(21·가명) 씨는 “본가에서는 신라면을 먹지만 자취를 시작하고 내가 신라면을 사본적은 없다”며 “단순히 더 맛있고 새로운 라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익숙한 신라면을 먹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또 농심의 신제품들도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한나(20·가명) 씨는 “그냥 마트에서 농심 제품이 딱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옛날에는 농심을 스탠다드 라면으로 먹었다면 요즘은 옛 맛을 찾기 위해 가끔 먹는 라면으로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 삼양스퀘어은 불닭볶음면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30년만에 농심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24일 기준 삼양 시가 총액은 4조500억원, 농심은 2조3200억원으로 5월 역전했을 당시보다 격차가 심해진 상황이다. 농심의 전망 또한 어둡다. 대신증권은 농심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56만원에서 53만원으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농심이 라면 업계 최강자로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경쟁사들이 크게 발전한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팝업스토어 등 마케팅을 강화해 젊은 소비자들을 잡는 것도 좋으나 가장 중요한 ‘맛’을 위해 제품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농심이 전국 대학교를 돌면서 청년들과 거리를 좁히는 것은 좋지만 그전에 R&D를 통한 상품 개발 및 개선이 필요하다”며 “예전에야 신라면이 최고라고 쳤지만 최근 쟁쟁한 신제품들이 엄청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연구와 투자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계속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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