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식품업계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주요 시장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대미 수출 금액은 올해 1∼4월 4억7천900만달러(한화 약 6500억원)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 금액 순위를 보면 미국이 일본 (4억5200만달러)과 중국 (4억4000만달러)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이 기간 국가별 농식품 수출 금액은 미국이 지난해 동기보다 15.9% 증가했으나 일본은 5.7%, 중국은 1.8% 각각 줄었다.
국내 식품업계는 미국 내 생산기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라면업계 1위 업체인 농심은 2공장에 이어 미국 3공장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 3공장 신설은) 현재 미국 내 부지 가격,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 2005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 2공장을 완공했다. 그럼에도 미국 내 K푸드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어 3공장까지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3조 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을 기록했다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0%, 영업이익은 89.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법인 농심 아메리카는 제2공장 가동 효과로 현지 유통업체 매출이 확대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4%, 131.4% 상승했다.
CJ푸드빌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세우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주르'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 성장세가 더 뚜렸하다. 특히 미국 시장 매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38% 증가하며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79%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CJ푸드빌의 공장이 들어설 지역은 미 조지아주 북쪽의 홀카운티 게인스빌이다. 공장 부지는 9만㎡로, 총 투자 금액은 500억 원 규모다. 오는 2025년 완공 목표다. 조지아주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냉동생지, 케이크 등 1억개 이상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뚜레쥬르는 미국 26개 주에서 1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CJ푸드빌은 조지아주 공장이 완공되면 2030년까지 지금의 10배인 1000개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오뚜기 또한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 미국에 생산법인인 ‘오뚜기 푸드아메리카’를 설립했다. 현재 해당 법인은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건립하기 위한 부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미국 법인은 전체 해외 매출 비중에서 32.6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현지에서 생산을 한다면 수입품이 아닌 미국 생산품으로 취급 받아 각종 규제나 통관, 세금 등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미국 생산품 취급을 받는 만큼 향후 미국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또한 일부 해소된다.
두 번째 장점은 유통구조 개선이다. 다른 공산품과 달리 유통기한이 존재하는 식품산업에서 신선도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현지에서 생산하게 된다면 유통에 필요한 기간이 단축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유통구조가 줄어드는 만큼 유통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수출 증가에 대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뜬 이후 우리 음식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글로벌 수요에 맞춰 국내 수출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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