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쳐놓고 5%만 준다니…넥슨 ‘확률 조작’ 보상안 원성
사기쳐놓고 5%만 준다니…넥슨 ‘확률 조작’ 보상안 원성
ⓒ르데스크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유료 아이템 구매자에 대한 보상을 시작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위 권고 받아들인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보상 신청 안내 페이지가 개설했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확률 조작 사실을 모르고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 약 80만명이 피해 보상금으로 총 219억원을 환급받게 된다.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5773명뿐만 아니라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 등 총 80만명이 보상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구체적 보상 대상은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약 2년간 메이플스토리에 접속해 유료 아이템 ‘레드큐브’(개당 1200원)와 ‘블랙큐브’(개당 2200원)를 결제한 소비자다. 보상 신청은 넥슨 홈페이지에서 23일부터 올해 말까지 할 수 있다. 보상금은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지급된다. 집단분쟁조정 결정을 수락한 신청인이라면 별도의 보상 신청을 하지 않아도 오는 10월 말에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조정 절차를 통해 결정된 보상액은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다.


앞서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상습적으로 거짓·기만 행위를 벌여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1월 116억 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넥슨은 유료 아이템 ‘큐브’는 장비의 옵션을 재조정할 때 사용된다. 유저들은 최고 옵션을 맞추기 위해 해당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 왔다. 그러나 넥슨은 인기 옵션(조합)이 출현할 확률을 낮추거나 아예 ‘0’으로 설정하고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당시 한 이용자는 나올 확률이 0%인 아이템 조합을 얻으려고 1년간 2억8000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당국은 이번 보상안과 넥슨의 조치에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와 연계해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된 첫 사례이자 모든 이용자에 대해 보상 결정이 내려진 첫 사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작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들의 반응은 정반대인 모습이다. 넥슨이 분쟁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유저들까지 보상안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보상 규모가 너무 작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 메이플스토리는 보상 범위를 모든 유저로 확대했다. 다만 보상액에 대해서는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확률조작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강원기 총괄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디렉터.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실제로 한 유저는 레드큐브 393개, 블랙큐브 855개에 대해 12만4610넥슨캐시를 보상 받았다. 유저가 아이템 구매에 사용한 금액은 235만2600원이다. 레드큐브 2256개(약 270만원)와 블랙큐브 5735개(약 1260만원)를 구매한 또 다른 유저는 82만5150넥슨캐시를 받았다.


5년간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한 한덕희(30) 씨는 “정확하진 않지만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 큐브에 사용한 돈만 최소 소형차 한 대 값이다”며 “만약 넥슨이 확률조작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아이템이다”고 토로했다.


메이플스토리에 1200만원을 사용한 김민규(32) 씨는 “내가 사용한 모든 큐브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해당 아이템을 통해 게임을 즐긴 것도 있고 또 최종 옵션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쓸만한 옵션들을 띄운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보상 비율이 10%를 넘기지 않는 것은 아무리 모든 유저들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심각하게 적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보상안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철우 변호사는 “이번 넥슨의 보상안은 국내 최초로 분쟁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보상받은 첫 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큰돈을 사용한 유저들 입장에서는 보상 금액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만행위로 물건을 판매했음에도 5%대로 보상이 조정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힘들 수 있다”며 “온라인 자산에 대한 명확한 법적 보호가 미약한 것이 본질적 문제다”고 밝혔다.


넥슨코리아는 권고안을 성실하게 이행함과 동시에 신뢰 회복을 위해 특별한 아이템도 함께 보상하겠단 계획이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넥슨코리아는 조정 과정 전반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용자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즐거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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