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 떼창에 공룡탈 응원까지…야구만큼 화끈한 장외 응원경쟁
부산갈매기 떼창에 공룡탈 응원까지…야구만큼 화끈한 장외 응원경쟁

무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가 역대급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치러진 더블헤더 3경기 포함 총 8경기의 총 관중이 14만2660명을 기록하면서 일이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각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의 독특한 응원문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총 720경기 중 380경기가 치러진 현재까지 555만2181명의 관중이 모였다. 이런 흐름이 시즌 종료까지 이어질 경우 1000만 관중은 물론 1100만명 돌파도 내다볼 수 있다. 2017년 840만688명을 기록한 이후 역대 최다 누적 관중 기록 경신이 코 앞에 다가온 셈이다.

 

프로야구 인기의 배경에는 각 구장별 팬들의 응원 문화와 풍부한 즐길거리가 지목된다. 인기 프로인 최강야구로 인해 20~30대 여성팬들의 유입도 늘었다. SNS 등에는 야구장을 방문한 여성팬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류현진 복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의 경우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인 2015년 21회를 넘어 이미 전반기에 30번희 홈 경기가 매진됐다.

 

최근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힌 직장인 박재연 씨(28·여)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강야구 때문에 한번 가보고 싶어져서 가보게 됐다”며 “막상 가보니 야구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계속 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고 싶대요”…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재미


▲ 일부 팬들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열정적인 응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잠실야구장에서 공룡 탈을 쓰고 엔씨를 응원하고 있는 팬의 모습. [사진=독자제공]

  

가끔 TV에서 야구 중계를 볼 때 중계 카메라에 잡혀 팬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열성팬들도 있다. 공룡 옷, 돌부처 탈, 특정 선수의 유니폼을 가득 모아 진열해두는 팬의 모습도 야구장을 방문하거나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야구를 관람하러 야구장을 방문하는 팬들뿐 아니라 응원 자체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는 건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응원가는 한국 프로야구 팬들이 응원할 때 빠질 수 없는 재미요소다.

 

엘지 트윈스 팬이라 밝힌 최호준 씨(26·남)는 “전 구단을 통틀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은 공룡 탈을 쓰고 엔씨 다이노스를 응원하고 계신 분이다”고 밝혔다. 최 씨는 “그 분은 원정 경기, 홈경기 상관없이 NC 경기에서는 꼭 보게 되는 열성 팬인 것 같다”며 “가끔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도 봤는데 없으면 안 오시면 오히려 걱정될 수준”이라 말했다.

 

이어 최 씨는 “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볼 수 있는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덧붙여 나만의 응원 방법으로 다른 팬들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응원가의 종류는 팀이나 선수별로도 있지만 이외에도 다양하다. 투수가 등판할 때 투수의 등장곡이 나오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땐 타자 등장곡이 울려퍼진다. 경기 중엔 견제 응원부터 풀카운트 응원, 라인업 송, 승리 기원 응원 등을 총동원해 자신의 팀을 응원한다.

 

야구장에는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유니폼 등 어떻게 모았는지 궁금할 만큼 특별한 유니폼을 가지고 있는 팬들도 찾을 수 있다.

 


▲ 야구장에 방문하면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고 있는 팬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팬들 중에는 국가대표 유니폼 등 구하기 어려운 유니폼까지 보유하고 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김광현 선수의 유니폼을 모으고 있는 팬의 모습. [사진=독자제공]

  

박홍민 씨(26·남)는 SSG 랜더스 김광현 선수의 팬으로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까닭은 원정·홈경기 가리지 않고 경기장에 김광현 선수의 유니폼을 가득 진열해 응원하기 때문이다. 지인뿐만 아니라 랜더스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박 씨는 “아버지가 사준 처음으로 사준 유니폼이 김광현 선수 유니폼이라 모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하며 특정 선수의 유니폼을 종류별로 모으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박 씨는 “경기를 보러가서 유니폼을 깔아두면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TV에서 봤다’, ‘사진 찍어도 되냐’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유니폼 덕분에 발생한 즐거운 에피소드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하지만 최근에는 유니폼을 펼쳐놓고 응원하고 싶어도 구단 측에서 제재를 가해서 예전처럼 응원하지 못 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얘네 진 팀 맞아?” 이겨도 져도 노래 부른다…외신이 주목한 韓 응원 문화


▲ 야구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팬들의 응원 열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경기 모습. ⓒ르데스크

 

최근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부산 사직 구장의 응원 열기를 본 외국인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부산에서 열리는 경기는 무조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엄청난 응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 야구의 응원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에서 롯데 팬들의 응원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미우나 고우나 우리 팀이라며 응원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다는 모습이다. 각 팀의 응원단장은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관중의 응원을 이끈다. 이닝 사이엔 응원단의 치어리더나 팀의 마스코트가 공연을 펼친다. 팬들 사이에 동지애가 커지고 경기장 분위기가 활기를 띠는 이유다.

 

지난해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야구장에 방문해봤다고 밝힌 김소윤 씨(27·여)는 경기 내내 야구 응원을 즐기던 팬들이 경기에서 진 이후로도 응원가를 부르며 퇴장하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기 내내 응원가를 부르고 싶어 빠르게 아웃되는 선수들에게 응원가는 좀 부르게 해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조차도 재밌게 느껴졌다”며 “친구가 집에서 보는 야구보다 경기장에서 보는 야구가 더 재미있다고 이야기한 이유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날은 롯데가 경기에서 졌는데도 불구하고 다 같이 응원가를 부르면서 경기장을 나갔다”며 “그런 팬들의 모습이 낯설어 친구에게 물어보니 ‘경기가 재밌었으니까 응원가를 부르는 것’이라 웃으며 답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비록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르고 누구 응원가를 부를지 하나도 정해놓지 않았지만 노래를 부르다보니 사람이 많아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며 “경기를 잘 보지 않았어도 다음에도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사직구장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송치훈 씨(51·남·가명)는 “부산 사람들은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사람들이 많다”며 “롯데 자이언츠는 야구만 잘하면 부산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송 씨에 따르면 “야구 경기가 끝난 후 사직구장 근처에 위치한 술집들은 그날의 경기 승패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며 “야구에서 진 날은 인근 술집에는 파리가 날릴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지만 이긴 날은 경기 회포를 풀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고 말해 경기의 승패에 따라 다른 구장 술집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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