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조 상금에 신분상승 기회도…글로벌 이목 집중된 ‘반도체 오디션’
13.4조 상금에 신분상승 기회도…글로벌 이목 집중된 ‘반도체 오디션’
[사진=미국반도체산업협회]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 혜택을 받기 위한 전 세계 반도체 중소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대기업에 대한 지원금 확정으로 혜택 규모가 막대하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에 지원금을 받으려는 기업 숫자 또한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경쟁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13조4000억 남았다…미국 정부 통 큰 선물에 전 세계 중소·중견 반도체 기업들 군침

 

최근 지나 러먼도(Gina Raimondo) 미 상무부 장관은 남은 반도체 지원금에 대해 올해 모든 집행을 끝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세 곳의 기업에 보조금 지원을 완료했고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다”며 “가장 큰 보조금이 지급됐으므로 앞으로는 메모리칩과 공급업체, 웨이퍼 및 화학물질 등에 대한 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이 언급한 보조금 지원 완료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이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64억달러(한화 약 8조9000억원)를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TSMC와 인텔도 각각 66억달러(한화 약 9조원), 85억달러(한화 약 11조4000억원) 등의 보조금을 챙겼다. 그 밖에 마이크론(61억달러), 마이크로칩 테크놀러지(1억6200달러), 글로벌파운드리(15억달러), BAE시스템즈(3500만달러) 등도 보조금 지원이 확정된 상태다. 

 

▲ 미국 정부는 올해 남은 반도체 지원금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진=AP/뉴시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지원할 보조금 규모는 390억달러(한화 약 53조원)다. 현재까지 지원을 완료하고 남은 보조금은 98억달러(한화 약 13조4000억원)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미국 내에 반도체 관련 시설투자를 계획한 기업은 모두 82곳이다. 이들 기업이 신청한 보조금 규모는 700억달러(한화 약 95조6000억원) 가량이다.

 

현재 지원 결정을 받은 기업이 7곳에 불과한 만큼 나머지 98억달러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앞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상무부가 남은 보조금을 한곳이 아닌 여러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보조금 절반 이상이 소진되긴 했지만 남은 보조금도 10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기업들에게는 매우 큰 금액이다.

 

주목되는 점은 미국 정부의 지원금 대상에는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상당수의 반도체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따라 미국에 진출했거나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진출한 대표적인 중소·중견 반도체 기업으로는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에프에스티, 한양이엔지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와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하며 반도체 산업의 다양한 부문을 담당해왔다.

 

삼성전자의 3D 낸드 포토레지스트를 담당해온 동진쎄미켐은 텍사스 킬린시에 황산과 시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두 공장 건설에 각각 1억달러를 투자해 2분기 내 완공한다는 목표다. 또 미국 텍사스주가 현지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족한 조직인 ‘텍사스 반도체 혁신 컨소시엄 집행 위원회’(TSIC EC)에도 삼성전자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 ‘텍사스 반도체 혁신 컨소시엄 집햅위원회(TSIC EC)’ 위원들을 소개하는 그렉애보트 미 텍사스주지사(앞줄 왼쪽 세번째)와 이종호 동진쎄미켐 이사(뒷줄 오른쪽 첫 번째).줄 오른쪽 첫번째).

 

한양이엔지는 클린룸 배관과 화학물질 중앙공급장비(CCSS·고순도 화학약품 공급장치), 초순수 시설, 초고압 설비 등을 생산·설치하는 기업이다. 오래전부터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으며 평택 3·4공장 파운드리 라인에 클린룸 배관 공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소재인 화학기계적연마(CMP) 슬러리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얼마 전 텍사스주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에프에스티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챔버 내 온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칠러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마스크로부터 이물질을 보호하는 펠리클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프에스티는 올 하반기 시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EUV 펠리클을 삼성전자가 짓고 있는 미국 공장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관심은 이들 기업들의 미국 정부 정책 수혜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면 단순히 재정 확충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지원금 수령은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대기업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중소 강소기업들과 함께 만들어 진다”며 “삼성전자 협력 업체들이 미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만으로 상직적 의미가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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