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PB 우대의혹 일파만파…저렴해도 PB 아니면 노출 저조
쿠팡 PB 우대의혹 일파만파…저렴해도 PB 아니면 노출 저조
[사진=뉴시스]

쿠팡의 ‘자체상표(PB) 우대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조사 결과에 유통·제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이 상품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정해 직매입 상품과 PB 상품의 검색 순위를 상위에 고정 노출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2년 넘게 쿠팡을 조사해온 공정위는 오는 29일과 다음 달 5일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쿠팡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기본적으로 '쿠팡 랭킹순'으로 정렬된 검색 결과가 나온다. 쿠팡은 이 랭킹은 판매 실적과 고객 선호도, 상품 경쟁력, 검색 정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정위는 쿠팡이 이런 기준과 무관하게 자사 PB 상품이 랭킹 상위에 올라가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정위 측은 자의적으로 알고리즘을 운영했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한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또 PB 상품 출시와 동시에 임직원을 동원해 구매 후기를 조직적으로 작성·관리해 해당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심사 대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PB 상품 개발·판매 등을 금지해 물가 부담을 가중하는 규제가 아니다”며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속이는 불공정한 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쿠팡 측은 랭킹의 알고리즘 조정·변경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 중소기업의 PB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운영중이다”며 “모든 상품을 상품평뿐만 아니라 판매량, 고객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쿠팡 내에서 PB 상품들은 대체적으로 다른 제품보다 노출 빈도가 높은 편이다. PB 제품보다 더 저렴하고 평점도 좋은 상품들이 뒤로 밀려있는 경우도 일부 포착됐다.

 

일례로 쿠팡에 물티슈를 검색하면 쿠팡 PB브랜드인 ‘코멧’과 ‘탐사’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다른 경쟁 제품보다 저렴하고 평가도 좋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PB제품보다 더 저렴하고 평가는 비슷한 제품들은 1면 페이지는 고사하고 2페이지까지 밀려난 경우도 존재했다. 2페이지의 한 물티슈 가격은 10매당 64원으로 PB제품(10매당 80원)보다 16원 더 저렴했고 평점은 비슷했다.

 

다른 제품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새우볶음밥을 검색하면 쿠팡 PB브랜드인 ‘곰곰’ 제품이 상위권에 노출되다. 그러나 PB상품보다 저렴하고 평점은 똑같은 한 제품은 2페이지에 걸려있었다.

 

▲ 쿠팡 PB 상품들은 일반 재품들보다 다양한 알고리즘에 걸려있다. 사진은 여러 방식으로 노출되고 있는 쿠팡 PB상품. [사진=쿠팡 갈무리]

 

PB제품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고 평점이 비슷한 경쟁품들이 유일하게 부족한 것은 리뷰수와 판매량이다. 예를 들어 코멧과 탐사 물티슈의 리뷰 수는 각각 35만, 25만개다. 그러나 더 저렴한 제품의 경우 1337개에 불과했다.

 

이는 타사 제품들은 PB상품들에 비해 노출되는 카테고리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쿠팡 PB상품들의 경우 자사 제품인만큼 광고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 △이 상품을 검색한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상품 △다른 고객이 함께 본 △이런 상품은 어때요 △4점이상 리뷰가 좋은 상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노출되고 있다. PB 상품들이 판매량과 리뷰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PB제품들이 싸고 좋은 것은 맞지만 또 다른 제품들보다 유독 높은 것도 사실이다”며 “순위권 알고리즘에 올라오기 전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니 상위 순위로 올라가는 것도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B상품 저렴하고 좋은 제품도 함께 소개해야 한다고는 입장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PB상품보다 좋은 제품이 있다면 공평하게 노출 시키는 것이 공정하다”며 “정말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PB상품 밀어주기보다 좋은 제품 발굴에도 함께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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