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에르메스 만들어볼까” 핫한 그녀들의 선택 ‘백꾸’
“나만의 에르메스 만들어볼까” 핫한 그녀들의 선택 ‘백꾸’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형 키링이나 헤어핀, 비즈 스트랩 등을 가방에 달아 꾸미는 ‘백 꾸미기’가 유행이다. 이른바 ‘백꾸’로 불리며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제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버킨백’을 탄생시킨 모델 제인 버킨이 자신의 가방을 꾸미는 데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백꾸 열풍은 똑같은 가방이라도 백꾸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남들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청년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선 백꾸에 사용하는 인형이나 각종 아이템을 통해 교우관계를 표시하기도 한다. 친한 친구들과 비슷한 아이템으로 가방을 꾸며 소속감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유명 연예인과 명품 브랜드가 선보인 백꾸로 인해 일부 아이템은 없어서 못파는 수준이다. 와인과 굿즈를 판매하는 브랜드 소품샵은 곰 인형 모양의 키링인 ‘모남희 키링’을 출시했는데, 블랙핑크와 뉴진스 등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의 애착템으로 불리며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연예인들도 백꾸 유행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백꾸한 가방을 들고 사진을 찍은 연예인의 모습. [출처 = 지수·허윤진·조이 인스타그램 캡처]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와 발렌시아가의 2024 봄‧여름 컬렉션 쇼에서 각종 소품을 단 가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브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키링도 인기가 높다. 인기 연예인인 블랙핑크 지수, 르세라핌 허윤진, 레드벨벳 조이 등이 본인의 SNS에 백꾸한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남들과 똑같은 가방은 싫어요”…백꾸 통해 개성 표출·차별화 시도

 

취준생 최예은 씨(28‧여)는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 알린을 가방에 달고 다닌다. 최 씨는 “처음에는 알린 인형을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면 지금은 가방에 달고 다니는 재미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남들에게 보여주며 내가 이런 인형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할 수도 있고, 소장가치가 높은 인형을 가지고 있을 경우 남들에게 ‘내가 이런 인형을 가지고 있다’고 과시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직장인 최령 씨(27‧여)는 요즘 다시 유행하고 있는 롱샴 가방을 들고 다닌다. 최 씨는 “유행인 가방을 구매하면 남들과 똑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느낌이다”며 “똑같은 가방이라도 남들과 다른 키링을 달고 다니면 나만의 가방을 가진 느낌이 들어서 키링을 달게 됐다”고 말했다.

 

▲ 청년들은 같은 가방이라도 키링으로 인해 나만의 가방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백꾸 열풍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실제로 자신의 가방에 키링을 달아놓은 청년의 가방. ⓒ르데스크

 

취준생 박재연 씨(29‧여)는 “가장 자주 이용하는 가방에 좋아하는 인형을 달고 있다”며 “키링의 경우 다른 곳보다 가방이 가장 달기 좋은 것도 백꾸 유행에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폼폼푸린이 내 눈에 자주 보이면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아 가방에 달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차연진 씨(26‧여)는 “인형 뽑기는 물론이고 평소 내가 자주 구매하는 브랜드에서도 가방을 꾸미기 위한 키링을 팔고 있는 것을 보면 백꾸가 유행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며 “나도 가방에 인형 하나를 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 씨는 “요즘엔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이 헤어, 옷, 신발, 핸드폰 케이스 등 너무 다양하다보니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가방을 꾸미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대 청소년, ‘백꾸’로 나만의 가방 갖고 친구들과 소속감 형성

 

20대 여성들이 자기만족과 과시의 목적으로 가방에 키링을 달고 있다면 중학생, 고등학생인 10대 청소년의 경우 본인의 개성 표현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의 소속감을 위해서도 가방을 꾸미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중학생 홍리나 양(15·여)은 가방에 두 개의 인형을 달고 다닌다. 하나는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인형이고, 하나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구입한 인형이다.

 

홍 양은 “친한 친구들이랑 같이 산 인형을 가방에 달고 다니면 주변 친구들이 가방만 보고도 내가 누구랑 친한 지 안다”며 “친구들과 함께 산 인형이라 볼 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인형은 갖고 싶어서 오랜 시간 용돈을 모아서 샀다”고 설명했다.


▲  중·고등학생의 경우 단순히 본인들의 개성의 표현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의 소속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르데스크


고등학생 김미주 양(18·여)은 “지난해 고등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가방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양은 “똑같은 가방을 계속 쓰자니 지겨운 것 같아서 인형을 달았다”며 “확실히 인형을 달아놓으니 같은 가방인데도 새로운 가방처럼 느껴져서 기분전환도 되는 것 같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가방은 비싸서 부모님께 매번 새로 사달라고 말하기 부담스럽지만, 키링이나 인형은 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기도 하고 종류도 다양하다”며 “당분간은 인형을 자주 바꿔 볼 예정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백꾸 유행과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남들과 달리 좀 독특한 나만의 것을 가지기를 원한다”며 “나만의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담아 가진 것을 꾸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소속감을 위해 가방에 인형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 교수는 “아무래도 10대들의 경우 현재 자신들이 소속된 집단에서의 소속감이 굉장히 중요한 세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로 보인다”며 “자신들이 지금 좋은 관계에 있음을 표현하고 즐기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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