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대신 길드워’ 승부수 던진 엔씨, 북미시장 공략 ‘글쎄’
‘리니지 대신 길드워’ 승부수 던진 엔씨, 북미시장 공략 ‘글쎄’

엔씨소프트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길드워3 제작을 발표하며 북미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북미시장에서 성공한 길드워 시리즈 최신작 발표임에도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나오고 있다.


28일 엔씨소프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엔씨소프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택진 대표이사는 미국 출장으로 불참했고 대신 공동대표 후보자인 박병무 기타비상무이사가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직무대행으로 주주총회 의장을 맡았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임원보수, 사외이사 선임 등 많은 안건이 오갔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발언 중 하나는 ‘길드워3’ 개발 추진이다. 

 

박병무 내정자는 북미사업 성과 부진에 대한 질문에 “엔씨웨스트 산하의 여러 스튜디오를 경쟁력 있는 아레나넷으로 통합했다”며 “길드워라는 굉장히 의미 있는 IP를 만든 곳이고, 현재 길드워3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 엔씨소프트가 길드워2 후속작 제작을 발표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 [사진=엔씨소프트]

 

길드워 시리즈는 2005년 4월 26일 북미에서 발매된 게임이다. 출시 후 5년간 확장팩 포한 600만장 판매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후속작인 길드워2는 2012년 8월에 출시되자마자 게임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90점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을 정도로 평가 좋다.


그러나 출시 이후 길드워 매출은 점차 하락했고 성공작 또한 출시하지 못해 만성적자를 오랜 기간 겪었다. 결국 2019년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는 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엔씨웨스트 영업이익은 ▲2014년 96억원 ▲2015년 –222억원 ▲2016년 -80억원 ▲2017년 –501억원 ▲2018년 –703억원 ▲2019년 –771억원 ▲2020년 –473억원 ▲2021년 245억원 ▲2022년 –234억원 ▲2023년 37억원 등으로 오랜기간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문제는 길드워 시리즈가 인기 대비 매출이 많이 나오지 않는 구조란 점이다. 확률형 뽑기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국내 게임 시장과 달리 북미의 주요 BM(비지니스 모델)은 확장팩이다. 실제로 길드워2는 총 1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음에도 분기별 매출은 2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절정기였던 2021년 리니지M과 리니지2M 매출은 각각 5459억원, 6526억원으로 총 1조1985억원 매출 차이가 크다.


엔씨소프트는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리니지식 BM을 가지고 북미시장 공략에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리니지식 BM은 해외에서 효과를 보기 힘들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리니지를 북미에 진출 시켰다가 참패한 바 있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리니지2M이 북미에 도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길드워 시리즈는 북미에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다. 사진은 길드워 2 일러스트. [사진=엔씨소프트]

 

그래서 국내외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길드워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과거 북미에서 좋은 평가와 성공을 거둔 게임임에도 엔씨소프트가 매출 견인을 위해 무리한 BM을 도입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국내 한 게임 커뮤니티 유저는 “길드워가 잘만든 작품이지만 벌써 10년도 전에 출시한 게임이다”며 “그때랑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른데 매출을 위해 과도한 리니지식 BM을 넣지 않을까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 해외 길드워2 유저는 “길드워가 TL을 만든 게임사가 제작한 게임인 줄 최근에 알았다”며 “길드워2는 명작이지만 TL에 실망한 만큼 길드워3가 시리즈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북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 BM을 버려야 하는 데 이를 버리면 매출이 나오지 않는 모순에 갇혔다고 말한다. 길드워3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출이 보장된 리니지식 BM을 도입하기 힘들단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진출은 엔씨소프트의 오랜 염원이지만 매번 실패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북미에서 성공하려면 BM모델 등 엔씨가 스스로 강점을 모두 버려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드워가 북미에서 성공한 이유도 엔씨스러움이 없어서 가능했던 만큼 리니지 고집을 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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