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설움 해소, 어려운 이웃 안도 뒤엔 ‘조용한 금융효과’
비인기 설움 해소, 어려운 이웃 안도 뒤엔 ‘조용한 금융효과’

 

▲ 최근 금융권을 향한 비판 여론이 실질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 긍정적 결과를 불러온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본사. [사진=각 사]

 

최근 국내 금융사들의 사업 외적인 행보가 새삼 재조명 되고 있다. 금융권을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데 따른 반대급부로 분석된다. 금융권을 향한 비판 여론이 실질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기미를 보이자 사회 전반에 긍정적 결과를 불러온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은 대중적 관심이 적고 수익성이 낮은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장래와 해당 종목의 명맥 유지를 위해 실질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낼만한 국가대항 경기 유치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저소득층·소상공인·장애인·고령층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꾸준히 전개해왔다.

 

인기 낮은 여자 프로농구 명맥 유지 안간힘…프로팀 6곳 전부 금융사가 구단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여자 프로농구 종목은 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인기가 낮은 편이다. 이달 6일 기준 2022-23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947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실내 스포츠 관객 입장 제한 조치의 여파를 감안해도 상당히 적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인 2019-20시즌에도 여자 프로농구의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090명에 그쳤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인 프로야구의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무려 1만280명에 달했다. 여자 프로농구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프로야구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프로축구 역시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5769명을 기록했다. 경기장 크기를 감안하더라도 여자 농구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자 프로농구의 경기당 관객 수도 여자 경기의 3배 수준인 2992명에 달했다.

 

 

▲ 우리나라 여자 프로농구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주요 금융사의 든든한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 6개 구단은 전부 금융사가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구단이 유지되고 있는 덕분에 여자 프로농구 리그가 유지되고 어린 유망주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꿀 수 있는 셈이다. 사진은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여자프로농구협회와 신한은행 관계자들. [사진=한국여자프로농구협회]

 

통상적으로 경기당 관객 수는 해당 종목의 인기 외에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티켓 판매수익, 광고 수익 등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객 수가 적다는 것은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여자 프로농구 구단 운영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과거 KDB생명 팀은 모기업 KDB생명보험의 적자가 쌓여 경영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체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 여자 프로농구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주요 금융사의 든든한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 6개 구단은 전부 금융사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정규리그 순위 순으로 보면 우리은행 우리WON, 삼성생명 블루밍스, 신한은행 에스버드, BNK 썸, KB국민은행 KB스타즈, 하나은행 하나원큐 등이다. 이들 구단이 유지되고 있는 덕분에 여자 프로농구 리그가 유지되고 어린 유망주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꿀 수 있는 셈이다.

 

올림픽 효자 종목이지만 마땅한 대회 없는 비인기 스포츠 후원·지원에 솔선수범

 

금융사들의 비인기 스포츠 지원은 프로구단 운영뿐 만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리그 자체가 없거나 마땅한 구단이 없는 종목 선수들에 대한 후원도 전개하고 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국 금융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스포츠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국내 금융사들은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리그 자체가 없거나 마땅한 구단이 없는 종목 선수들에 대한 후원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레슬링과 역도 종목 후원에 나선 IBK기업은행 관계자들. [사진=IBK기업은행]

 

금융권 등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레슬링과 역도 종목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유소년 유망주 육성과 국가대표팀 운영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 레슬링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36개의 메달을 우리나라에 안겨준 ‘메달 효자’ 종목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9월 대한테니스협회와 후원 협약을 맺으며 공식적으로 테니스 후원에 나섰다. 테니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글로벌 스포츠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종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대한당구연맹과 연간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2012년 김가영 선수 후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한당구연맹 후원과 함께 당구선수 후원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BNK저축은행은 부산시체육회의 근대 5종 실업팀을 후원하고 있다. ‘근대 5종’ 경기는 펜싱·수영·승마·사격·육상 등 5개 종목을 하루에 모두 진행해 각 종목 득점 점수를 합산한 총점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OK금융그룹도 럭비, 하키 종목 등에서 운동하는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OK스포츠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국민 통합을 이끄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주최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론 하나은행이 꼽힌다.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은행으로서 다방면의 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프로리그 스폰서 활동은 물론 월드컵,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 전 국가대표축구 팀의 조직력 점검 등을 위해 거액을 들여 평가전을 성사시켜 왔다. 월드컵을 약 5개월여 앞둔 지난해 6월에는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 등의 국가대표팀을 초청해 우리나라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을 주최했다.

 

취약계층에 닿은 금융권의 따뜻한 손길, 해가 갈수록 지원 규모 커지고 방식 다양해져

 

 

▲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은행으로서 다방면의 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프로리그 스폰서 활동은 물론 월드컵,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 전 국가대표축구 팀의 조직력 점검 등을 위해 거액을 들여 평가전을 성사시켜 왔다. 사진은 하나은행의 월드컵 출정식 경기 홍보자료. [사진=하나은행]

 

금융권의 따뜻한 손길은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도 닿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 년 저소득층·소상공인·장애인·고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부, 경제적 지원 등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자립 등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취약계층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 이른바 ‘빅4라’ 불리는 4대금융그룹이다. 이들은 ESG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각자 다른 방식의 취약계층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KB금융의 경우 고령층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복지관에서 편리하게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찾아가는 은행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저소득 장애 가정 청소년의 학습·교육비를 지원하는 ‘KB두드림스타’ 사업을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장애대학생들에겐 노트북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도 전개해오고 있다. 이 밖에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동 가정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희망의 집짓기’, 희귀난치성 질환인 고도척추측만증 환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사업, 미혼 한부모 가정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365베이비케어키트’ 등도 매 년 진행하고 있다.

 

 

▲ 금융사들은 매 년 저소득층·소상공인·장애인·고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부, 경제적 지원 등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자립 등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등과의 업무협약식 모습. [사진=우리은행]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사회 공헌 프로젝트인 ‘신한 동행(同行, 同幸)’ 계획을 밝혔다. 프로젝트의 4대 핵심 영역으론 △리커버리(Recovery),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재기 지원 △레지던스(Residence), 서민주거 및 생활안정 지원 △리스타트업(Re:Start-Up), 창업·일자리 지원 및 청년 도약 지원 △리스폰서빌리티(Responsibility), 사회적 책임 수행 등으로 분류했다. 신한금융은 4대 핵심영역, 12개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5년간 총 33조3000억원의 직·간접 금융지원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비슷한 시기 하나금융도 취약계층 70만명을 대상으로 연 2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인 사회 공헌 프로젝트 ‘하나로 연결되는 행복금융’ 계획을 밝혔다. 하나로 연결되는 행복금융 프로젝트 역시 △소상공인·자영업자(19조원) △서민·청년·취약차주(3조원) △가계대출 실수요자(4조원) △사회가치창출(ESG, 5년간 1조) 등 4대 중점 부문을 나눠 추진된다.

 

우리금융도 경제적 취약계층의 금융 지원을 위해 향후 3년간 23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 ‘우리 함께 힘내요! 상생금융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1조7000억원을 배정해 취약계층 금융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청년·소상공인 자금 지원에 17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새희망홀씨 대출,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도 3조5000억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성과급·퇴직금이 많다는 이유로 금융사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동안 금융사들의 긍정적인 역할과 사회에 대한 공헌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금융사들의 사회 공헌 활동의 파급력과 효과가 상당했던 만큼 무분별한 때리기 보단 그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부각시킬 방안을 고민하는 쪽이 국민 전체에 더욱 이로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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