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다음은 오스템임플란트…KCGI, ‘경영 참여’ 정조준
한진칼 다음은 오스템임플란트…KCGI, ‘경영 참여’ 정조준
▲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사진=뉴스1]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무려 2000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실한 내부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주주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2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회사 애프리컷홀딩스는 지난 20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11만2608주를 장내매수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주식을 포함해 총 83만511주를 보유하게 됐다. 확보한 지분율은 5.58%다.

 

지난 3분기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최규옥 회장(20.60%)을 포함해 라자드애셋(7.18%), KB자산운용(5.04%), 국민연금(5.04%) 등이었다. 이번에 애프리컷홀딩스가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사실상 최 회장과 라자드에셋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애프리컷홀딩스는 KCGI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합자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KCGI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합자회사는 KCGI가 최대주주로 있다. KCGI가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만든 곳이 애프리컷홀딩스로 사실상 KCGI가 애프리컷홀딩스의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애프리컷홀딩스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을 매입한 이유가 단순 투자목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보유목적이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혔다. 세부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향후 경영 및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거라는 설명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154조 제1항에는 임원읜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 분할과 분할합병, 경영위임과 그 밖에 준하는 계약의 체결 또는 변경·해약 등이 명시돼 있다. 추가적인 지분 확보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CGI가 한진칼에 이어 오스템임플란트를 겨냥한 배경에는 열악한 지배구조와 부실한 내부관리 시스템 등이 지목된다. 올해 초 오스템임플란트에선 무려 2215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전 재무팀장이었던 이모씨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계좌로 15차례에 걸쳐 돈을 빼돌리다 적발됐다.

 

올해 기업과 금융권 안팎에서 굵직한 횡령 사건이 잇따라 터졌지만 규모면에선 오스템임플란트가 압도적이다. 상장사에서 2000억원이 사라지는 동안 회사에서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실한 내부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취약한 지배구조도 거론된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는 최규옥 회장으로 20.60%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5% 이상 대주주가 4명인 만큼 횡령 등으로 사회적 뭇매를 맞았던 오스템임플란트의 내부관리 시스템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내세워 주주권 행사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CGI는 국내 대표적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중 한 곳으로 지분을 확보한 이후 기업가치 극대화를 통해 투자 수익을 내는 걸 목표로 한다. 앞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끝에 기대치보단 낮았지만 그럼에도 약 2배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며 투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현재 기업가치가 경영진의 실책과 부실한 내부관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KCGI가 주주행동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에서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의 78%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치과용 기자재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적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정작 주가는 시원찮은 상황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6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22일 13만42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마저도 이 달 들어서만 17% 이상 오른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10만원 초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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