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인지 몰랐다" 청년 노리는 신종마약 기승

[숫자로 보는 이슈<58>]-신종 마약 피해 "마약인지 몰랐다" 청년 노리는 신종마약 기승

신종마약 개발 법·제도 개정 속도 보다 빨라 대응 필요

르데스크 | 입력 2022.10.26 17:41
▲ 마약청정국이란 말이 무색하게 최근 대한민국은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26일 국회에서 마약범죄 동향 및 대응을 보고하는 김희중 경찰청 형사국장. [사진=뉴스1]

 

최근 청년층을 노린 신종마약이 급증하면서 피해가 심각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에서 26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과학정보지'에 따르면 최근 국내 마약시장에 청년층을 노린 신종 마약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마약사범 9100에서 2021년 1만6000명으로 증가했고 그중 56.8%가 20~30대로 조사됐다. 또한 19세 이하 마약사범도 45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43.9%나 증가해 청소년 및 청년층 마약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년층 마약 관련 범죄가 늘어나는 이유는 신종마약의 등장 때문이다. 신종 마약류는 기존 메트암페타민이나 코카인, 헤로인, 대마가 아닌 최근 개발되어 퍼지는 마약으로 구조는 다르나 중독성과 효과는 기존 마약과 유사하거나 더 심하다. 

 

신종마약이 청년들에게 잘 통하는 이유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정통 마약은 그 중독성과 위험성이 많이 알려져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종마약은 정보도 부족하고 마약이라고 생각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 수다. 추가로 몇 확인되지 않은 최신 신종마약은 분류·규제가 이뤄지기 전이라 마약이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도 퍼져있다.


▲ 신종마약 투여 방식은 기존 마약보다 더 친근한 방식으로 중독시킨다. [사진=마약류과학정보지]

 

투여 방식 또한 주사기나 흡입 방식이 아니라 전자 담배, 허브, 물 담배 등 비교적 위험해 보이지 않는 방법을 사용해 위험성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마약을 구매하는 방식 또한 텔레그램 등 청년들이 사용하는 SNS를 이용해 다른 세대보다 더 노출돼 있다.


한때 마약중독자 90%가 메스암페타민 사용자였지만, 최근 메트암페타민 중독자는 감소하고 그 자리를 신종마약이 채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9년에 1.5kg정도였던 신종마약 JWH-018은 2021년 19kg으로 폭증했고, 나머지 신종마약류 또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종마약이 기존 마약보다 위험할 수 있는 이유는 복합 사용이다. 신종마약 중독자들은 한 가지 약물이 아닌 다양한 약물을 사용하는 '다종약물 사용'과 '복합 약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노스캘롤라이나주 2019년 마약 과다복용 사망자 중 75%가 다종약물 사용자였단 것을 미루어보아 현재 신종마약 시장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신종마약이 판을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제도적 공백의 허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종마약은 효과는 기존 마약과 비슷해도 구조가 달라 마약으로 분류되기까지 연구부터 분석, 제정, 교육, 실행까지 많은 제도적 시간이 들어간다. 그래서 신종마약류는 반짝 유행했다가 법 개정 후 급감한다. 다만, 문제는 그 기간 동안의 피해와 개정 시간보다 빠르게 개발·유통되는 신종마약의 속도다. 그리고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신종마약 확인 시점부터 규제까지 공백을 완전히 제거하진 못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런 신종마약류의 특성을 인지하고 2011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임시마약류제도' 등을 신설, 최근에는 신종마약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유사체지정제도'도 도입해 신물질 즉각 법적 처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만, 신종마약류도 변화와 변종이 빠르고 출몰 주기도 짧아지고 있어 '유사체지정제도'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 UN은 3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제65차 UN마약위원회를 개최해 신규 마약 6종을 규제물질로 심의·규정했다. [사진=UN]


UN 마약 위원회에서 올해 새롭게 지정한 마약으로는 ▲ 브로르핀 (Brorphin) ▲ 메토니타젠(Metonitazene) ▲ 유틸론 ▲ 4-AP ▲ Norfentanyl 등 6종을 발표했다. 신규 지정마약은 모두 사망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성분의 마약들이다.


전문가들은 마약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중독 상태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국가가 운영하는 마약 치료 프로그램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주변인 중 근육통, 열 경련, 우울증, 자살충동, 고혈압 등 평소와 다른 증상과 행동을 한다면 마약중독을 의심하고 유심히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줘야한다.

 

식약처는 올해 발간한 마약류과학정보지 관련 정보를 대검찰청, 관세청, 국과수와 공유하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고 오남용 예방과 중독 재활 지원에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정보지가 최신 정보 제공을 통한 마약류 오남용 사전 차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규제과학을 기반으로 마약류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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