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기점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친(親) 비트코인 공약들이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상화폐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오히려 시장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혹은 2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트럼프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면서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 기대감에 가상화폐 고공행진,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그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규제 완화와 유동성 확대를 약속했다.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10시50분 개당 8만1738.76달러(약 1억 1411만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이후 7거래일 동안 무려 21% 넘게 오른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규제 강화의 선봉에 있던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해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겐슬러 위원장의 강력한 규제 방침은 그간 가상자산 시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안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겐슬러가 해임되고 새로운 인물이 SEC를 이끌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는 분석이다.
또한, 트럼프는 대통령 산하에 ‘비트코인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고 가상자산 육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거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국가 차원의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발언도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견인했다. 미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인 만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취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CBDC 발행이 이루어질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화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트럼프는 이 같은 불안을 해소하며, 비트코인과 같은 분산형 디지털 자산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단 의도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까…트럼프발 경제 정책·공약 이행 ‘변수’
비트코인의 미래가 장밋빛 전망만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강화될 경우, 미국 내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도가 줄어들고, 비트코인 수요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반 스트라텐 코인데스크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비트코인 같은 위험 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놓은 가상화폐 공약이 실제 이행될 지 여부와 이행 속도 역시 가상화폐 시장의 변수로 지목된다. 트럼프 당선 직후엔 비트코인 시장이 기대감에 의해 단기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간 공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당장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도 그렇다”면서도 “허니문 기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할 지 여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큰 기대감을 받고 있는 만큼, 시장 내 변동성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 완화, 비트코인 비축 계획 등 긍정적 요인이 비트코인의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과 정책 이행 여부 등 중장기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트럼프 재집권 이후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과 중장기적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2억원을 돌파할 지 여부는 미국의 정치적 환경과 정책적 요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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