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신세계그룹 칼바람, G마켓도 구조조정 대열 합류
끝나지 않은 신세계그룹 칼바람, G마켓도 구조조정 대열 합류
[사진=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후 시작된 인적쇄신 작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사업 정리까지 함께 이뤄지고 있어 그룹 내 임직원들 사이에선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마켓은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인 직원(입사일 기준 2022년 10월 31일 이전 입사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기 시작했다. 신청 기간은 27일부터 10월11일까지며, 퇴직자들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특별 위로금으로 월급여 기준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이 지급된다. 또한, 희망퇴직자의 재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고자 전문 위탁 기간을 통해 맞춤형 1:1 컨설팅 또는 진로설계 및 취업·창업 교육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G마켓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1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형권 G마켓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글을 통해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과 급격한 시장 변화는 지난 몇 년간 우리에게 전례 없는 도전과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해왔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확보하려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희망퇴직 실시 이유를 설명했다.


정 회장이 지난 3월 수장으로 취임한 이래 신세계그룹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고강도 쇄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3월에는 주력 사업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13년만에 첫 희망퇴직을 받았다. 온라인에서는 SSG 닷컴이 7월 인력을 감축했다.

 

인적쇄신뿐만 아니라 사업 정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2003년 국내 진출한 스무디킹이 내년 10월 한국에서 전면 철수할 예정이다. 서울 명동에 1호점을 개점한 지 약 22년 만이다. 스무디킹은 2021년 당시 전국에 305개 매장을 열었으나 점차 매장 수가 감소했다. 2022년에는 266개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169개까지 감소했고 현재는 90여 곳만 남아있는 상태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정용진 소주’라고 불렸던 제주소주도 최근 신세계그룹 손을 완전히 떠나 오비맥주에 매각됐다. 제주소주는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한 이후 19억원이던 영업손실이 2020년 106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신세계L&B로 흡수합병되고 위탁생사(ODM)으로 사업 모델을 변경했지만 영업손실은 2021년 7억 원, 2022년 16억원, 지난해 21억원 등으로 계속됐다.

 

신세계 그룹 내 인력감축과 사업 축소 등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임직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정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불만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주도하는 사업 대다수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 회장이 주도한 수많은 사업들이 현재는 철수 상태다. 2012년 헬스앤뷰티 산업에 뛰어들겠다며 설립한 분스(BOONS)는 매장 확장과 계속되는 적자에 2015년 사업을 접었다. 이후 2017년 미국 드럭스토어 체인 ‘월그린’과 손잡고 부츠(Booots)를 선보이며 다시한번 헬스앤뷰티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마저도 2020년 사업을 철수했다.


2018년 오픈한 가정간편식(HMR) 전문점 ‘PK피코크’도 경쟁 업체들에게 밀려 2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정 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쇼핑’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삐에로쇼핑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 마케팅한 잡화점이다. B급 감성을 앞세워 MZ세대를 겨냥 했지만 난잡하다는 혹평과 실적부진에 못이겨 2020년 문을 닫았다. 그 밖에 스톤브릭, 센테스 등 수많은 사업이 실적 부진에 철수했다.


이마트의 한 직원은 “최근 희망퇴직자를 받고 직원도 늘리지 않고 있어 그룹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일 자리를 잃는 직원들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작정 일을 벌이기보다 있는 사업들부터 제대로 된 경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는 “인력감축과 사업체 정리, 경영진 질책 등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진짜 문제는 경쟁력과 신성장동력이 없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위적 체질개선 이후 진행될 사업은 지금까지와 달리 실패하면 안 되는 상황까지 치닫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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