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DNA ‘구씨 가문’ LS전선, 황금알 美시장 물량공세 드라이브
승부사 DNA ‘구씨 가문’ LS전선, 황금알 美시장 물량공세 드라이브

[K-기업 글로벌 서베이<19>]-로비(lobby)로 보는 미래 전략(⑥-LS전선) 승부사 DNA ‘구씨 가문’ LS전선, 황금알 美시장 물량공세 드라이브

호화 군단 앞세워 미국 로비활동 돌입,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 밑거름 해석

르데스크 | 입력 2024.06.27 16:06
[사진=LS전선]

LS전선이 미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미국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에 돌입했다. 현재 진행 중인 태평양 해저 케이블 사업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받은 IRA 보조금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LS전선은 엄청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변압기 수출액은 5억4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8% 증가했다. 고압 케이블을 포함한 전선 수출도 6억7600만달러로 45.7% 상승했다. LS전선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사업은 ‘해저케이블’이다.

 

해저케이블은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 단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사업으로 사업으로 분류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옮기려면 해저케이블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21% 성장하며 수요는 2050년까지 15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美 진출 시작부터 초호화 로비스트 사단 고용…“해저케이블 시장 선점 밑거름” 해석

 

비영리 로비활동 공개 단체인 오픈시크릿(Opensecrets)에 따르면 LS전선은 올해부터 미국 대관 업무를 시작했다. 우선적으로 투입한 로비 금액은 7만달러(한화 약 1억원)였다. 로비 대상은 미국 백악관, 하원의회, 에너지부(DOE) 등이었다. 로비 목적은 ‘해상 풍력 발전 관련 이슈’, ‘청정에너지 제품 제조 관련 보조금’ 등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이제 막 미국 로비에 첫 발을 뗀데다 금액 역시 타 기업에 비해 턱없이 적긴 하지만 로비 업무를 대행한 업체의 면면은 여느 기업 못지않게 화려한 편이었다. LS전선은 미국 대형 로펌인 ‘에이킨 검프 엣 얼’(Akin Gump et al, 이하 에이킨)과 지난 2월 로비 대행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킨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전자의 대미(對美) 로비 업무를 수행한 곳이다. 현재 또 다른 범LG가 기업인 LG전자의 로비 업무도 맡고 있다.

 

LS전선 로비 업무를 맡은 인물들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보좌관을 역임한 로저 머리(Roger Murry) △버락 오바마 시절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조쉬 타이텔바움(Josh Teitelbaum) △공화당 소속 짐 인호페(Jim Inhofe) 전 상원의원의 비서실장이었던 라이언 톰슨(Ryan Thompson) △20년간 에너지·기후변화 로비스트로 활동한 크리스토퍼 트레너(Christopher Treanor) 등이었다. 하나 같이 미국 현지에서 환태평양 에너지·군사·안보 전문가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LS전선은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경쟁자인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은 지난 9일 열린 ‘국내 해상풍력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해상풍력 고정가격 경쟁 입찰의 5개 프로젝트 중 2곳이 중국 자본과 중국산 터빈, 해저케이블을 사용한다”며 “해저케이블은 저질 상태·해군 훈련 구역·해경 경비 구역 등 국방 관련 자료와 해저 자원·설비 등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업체가 해저시공을 한다면 군사시설과 해저 통신망 등이 오픈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안보 위협 우려를 키워 중국 기업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산주의 체제인 중국은 대부분의 기업이 중국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9900만 달러 세액공제 혜택 확보…“로비 때문일까, 경쟁력 때문일까”

 

▲ LS전선은 지난 4월 미국 정부로부터 IRA 보조금을 확보했다. 사진은 해상풍력단지에 케이블을 공급하는 모습. [사진=LS전선]

 

LS전선의 미국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지난 4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항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9906만달러(약 1365억원) 상당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LS전선의 미국 시장 공력은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 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 해저사업 투자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됐다”며 “공장 부지와 투자규모 등에 대해 막바지 검토 단계다”고 말했다.

 

덕분에 LS전선 안팎에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 반응이 쏟아진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은 향후 인공지능(AI) 보편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미국 내에서 해저케이블 양산이 가능한 기업의 숫자는 적은 편이다. LS전선 관계자는 “미국에는 해저케이블 공장이 유럽 업체 단 한 곳만 운영 중이다”며 “시장 규모가 큰 데 비해 공급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선제적으로 진출 시 선점 효과가 클 것이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도 LS전선이 ‘AI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4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LS전선의 현지 생산법인을 통한 북미 공장 증설에 따라 2028년경 해저케이블 연 매출이 1조5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당장 올해도 구리가격 상승과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에 따라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연내 미국 해저케이블 신공장 계획에 따른 사업구체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전력 산업은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며 “이번 사이클은 교체 수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수요가 함께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다면 향후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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