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쏘아 올린 ‘물갈이’ 신호탄에 코인개미들 ‘파랗게’ 질렸다
금융당국 쏘아 올린 ‘물갈이’ 신호탄에 코인개미들 ‘파랗게’ 질렸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 가상자산에 대한 상장 유지 심사를 예고하면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리플과 테더를 제외하면 지난 일주일간 상승한 코인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후발 암호화폐) 대부분은 일주일 만에 20% 넘게 하락했다. 정부의 ‘불량코인’ 퇴출 방침을 우려한 공포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30% 하락은 기본” 바닥 모르는 알트코인 시세…코인 상폐 기준 등장에 투심 꽁꽁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최근 일주일간 상승한 코인은 ‘리플(+1.13%)’과 ‘테더(+0.36%)’가 유일하다. 같은 시간 ▲이캐시(-21.19%) ▲코박토큰(-27.06%) ▲알파쿼크(-30.01%) ▲토카막네트워크(-30.57%) ▲칠리즈(-31.38%) ▲폴리매쉬(-33.61%) 등 큰 하락폭을 보였다. 하락폭이 큰 암호화폐 대부분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암호화폐, 이른바 ‘김치코인’과 단독상장한 암호화폐였다.

 

투자업계는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코인에 대한 재심사가 강화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결과로 보고 있다. 재심사에 통과하지 못해 상장폐지될 경우 보유한 코인이 사실상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된다는 공포감에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내달 가상자산법 시행 후 원화마켓 거래소 5곳을 비롯해 금융당국에 신고된 29개 거래소는 상장 종목의 거래지원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지원으로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비롯한 29개 가상자산거래소의 600개 종목 상장 유지 여부를 전면 심사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심사는 분기별로 한 차례씩 이뤄지며 심사 과정 ‘미달’ 종목은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된 뒤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거래를 지속하려는 코인은 앞으로 3개월마다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가상자산업계,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마련한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통해 설정한 상장 유지여부 심사 기준은 크게 부적격 요건(형식적 심사요건)과 적격 요건(질적 심사요건)으로 나뉜다. 부적격 요건은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보호장치 ▲기술보안 ▲법규준수 등의 항목으로 구분된다. 적격 요건은 ▲총 발행량 및 유통량 계획 ▲사업계획 변경 내역 등이 주요 요건으로 선정됐다.

 

투자업계 안팎에선 실제 상당수 김치코인이 시세조작 의혹과 해킹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코인시장에 대규모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무더기 상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직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아라곤 ▲코모도(KMD) ▲디마켓(DMT) ▲람다(LAMB) ▲바이트토큰(VITE) 등 일부 종목이 상장 폐지된 사례가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실시간 거래 현황. [사진=업비트]

 

심지어 SNS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상폐 코인 예상 목록’이라는 신원 미상의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사실 확인이 불가한 이 게시글에는 약 20여개의 암호화폐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업비트 관계자는 “해당 사항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거래소에 코인에 관한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알트코인 폭락 현상의 최대 피해자는 소위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다. 급격한 시세 하락으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대학원생 이수현 씨(30·남)는 “현재 일부 알트코인에 수천만원 가량을 투자하고 묻어놨는데 며칠 사이에 500만원이 증발했다”며 “보유중인 코인이 상장폐지 당할 것 같은 불안감에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야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백 번씩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들은 시세 조종 등의 외부적 요인에 취약하다”며 “최근 나스닥이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자본이 미국 주식으로 향하고 있고 비트코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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