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고리채·고연봉·채용비리 논란 뒤엔 ‘중앙회 황제지배’
NH농협은행 고리채·고연봉·채용비리 논란 뒤엔 ‘중앙회 황제지배’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의 행보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고객 중 상당수가 농민인 농협은행은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이자 장사를 잘한 은행’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안에서는 ‘그들만의 잔치’라 불릴 수준의 경영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000만원을 돌파했는데 그 과정에서 채용비리를 포함한 지역농협 관계자의 비리도 끊이지 않았다.

 

가계예대금리차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 돌파…농협은행 “당분간 대출금리 인하 안 해”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은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대금리차를 벌렸고 현재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유지 중이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수치다. 돈을 빌려줄 때는 비싼 이자를 받고 돈을 보관할 때는 낮은 이자를 준다는 의미다.

 

은행별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단순 평균 원화 예대금리차(신규 취급액 기준)는 1.55%p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정책상품을 제외한 가계 예대 금리차도 농협은행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가계 예대 금리차는 1.22%p로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p를 넘어섰다. 그 결과 2021년 7조9875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은 지난해 16조4756억원을 기록하며 무려 2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본점 모습. [사진=뉴시스]

 

농협은행의 이러한 행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농협의 주 고객층인 농민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주아(여·52) 씨는 “안 그래도 요즘 점심값·식자재 등 생활물가가 너무 비싸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대출 금리까지 오르니 정말 죽을 맛이다”며 “지방은 농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농협이 예대마진이 가장 높다고 하니 정말 배신감이 든다”고 성토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 대비 예대금리차가 높은 이유는 정부 정책자금을 취급한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며 “대출 금리에 대한 추가 인하 검토는 당분간 없을 예정이다”고 못 박았다.

 

연봉 1억1000만원, 상여금 2564만원…고연봉·철밥통 ‘신의 직장’ 소문에 채용비리 만연

 

농협은행의 높은 예대마진을 둘러싼 비판 여론은 농협은행 내부 직원의 우수한 처우와 끊이지 않는 채용비리 등에 의해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고객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와중에도 정작 내부에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2023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4.38% 상승한 1억106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직원의 1인당 평균 상여금도 전년 대비 5.13% 오른 2564만원에 달했다. 농협은행의 임금 증가 배경에는 수익 극대화 시도의 성과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 사이에선 농협은행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적고 직업 안정성이 높은 ‘선망의 기업’으로 손꼽힌다. ‘농무원(농협+공무원)’이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다만 이러한 인기 때문에 각 지역의 조합장이 이끄는 지역단위 농협에선 채용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경상남도 진주에 위치한 한 농협 지점에서는 일부 임원이 고위직을 활용해 채용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던 사례가 적발됐다. 당시 임원으로 근무하던 채용 당사자의 큰아버지와 아버지는 인사위원으로 참석해 자신의 아들과 조카를 채용시키려 했다. 지난해에는 전주, 산청 등의 지역에서 채용과정이 실력이 아닌 조합장과의 인맥으로 이뤄진다는 문제가 제기됐으며 세종지역에서는 조합장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빈번한 사건·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배구조다”며 “농협중앙회장이 각 지역 농협 조합장의 투표로 선출되는 구조인 탓에 조합장과 중앙회 사이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어 조합장의 비리를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역 농협의 경우 대다수가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운영돼 조직 내 비리가 밝혀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꼬집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역은행의 끊이지 않는 채용비리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지역은행의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중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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