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도 수수료 내라”…배민 유료화에 ‘플랫폼 갑질’ 성토
“포장도 수수료 내라”…배민 유료화에 ‘플랫폼 갑질’ 성토
[사진=뉴시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포장 수수료’를 받겠다고 기습 발표해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점주들은 포장에서도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고 소비자들 역시 물가 부담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1일 ‘배민 외식업광장’을 통해 “7월 1일부터 배민 포장 주문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에 대해 중개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6월 30일까지 가입된 가게는 내년 3월 31일까지 포장 중개 이용료가 면제된다.


포장 중개 이용료는 6.8%로, 배달 중개 이용료와 동일하다. 고객이 1만원짜리 음식을 포장으로 주문했다면 점주는 배민에 중개 이용료로 680원을 내는 셈이다. 포장 주문을 받는 것도 배달 주문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민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취지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배달 플랫폼들도 포장 중개 이용료를 이미 받거나 도입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요기요의 경우 이미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쿠팡 이츠 또한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부과가 유예된 상태로, 이후 부과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포장 중개 수수료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월세, 재료비, 중개 수수료 등 전반적인 물가가 올라 힘든 상황에서 포장까지 중개료를 받으면 부담이 크게 가중된다고 주장한다.


자영업자 정보 공유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포장 수수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들 골수까지 빨아먹을 심산이냐”며 “포장의 경우 플랫폼이 해주는 것 하나 없으면서 6.8%나 때가는 것은 착취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플랫폼 갑질”, “플랫폼 횡포에 장사 접을 형편이다” 등 호소가 여럿 터져 나오고 있다.

 

▲ 배달의민족이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를 받겠다고 기습 발표해 자영업자와 소비자들로 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장사 개시를 준비하는 자영업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 중계동에서 찜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진(55)씨는 “물가 상승으로 전체적인 배달 주문 손님들은 줄어들었지만 다행히 포장 주문이 늘어 어느 정도 보완됐었다”며 “그런데 포장까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또한 포장 수수료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자가 수수료를 전부 부담하지만 결국은 소비자까지 부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결국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부담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며 “당장은 자영업자가 수수료를 내지만 부담은 음식에 녹아들고 결국은 소비자에게 전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그동안 포장 주문하면 대부분 사장님들이 가격을 조금 깎아주거나 음료나 사이드 메뉴 등을 서비스로 주셨다”며 “그런데 포장 수수료로 부담이 커지면 이런 문화도 없어질 것이고 결국 플랫폼만 돈 벌고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피해만 볼 것이다”고 전망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포장 중개 이용료 정책 개편을 계기로 앱 가격과 실제 매장 가격이 다른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며 “배민 포장 주문에 신규 가입하는 가게 중 ‘매장과 같은 가격’을 인증한 가게를 대상으로 포장 할인 마케팅 시 고객 할인 비용의 50%를 환급해 줄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배달 플랫폼들의 무료 배송 경쟁 출혈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한다. 무료배달 선언으로 소비자들 부담이 줄어든 것 같지만 결국 다른 곳에서 매출을 보완할 것이고 포장 수수료가 그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료배달이 시작할 때는 소비자 부담이 확 줄어든 것 같지만 결국은 조삼모사가 되고 있다”며 “자영업자들 부담이 커지면 이중가격, 최소 주문금액 증가 등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들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지 포장 수수료같이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식은 결국 기업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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