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거지방’ 해외선 ‘노바이’…고물가 치인 세계 청년들
한국선 ‘거지방’ 해외선 ‘노바이’…고물가 치인 세계 청년들
[사진=AP/뉴시스]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청년들도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유행했던 ‘거지방’과 비슷하게 영미권에선 ‘No-Buy year Challenge’(이하 노바이 챌린지)가 유럽에서는 ‘공유 문화’ 등이 청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크리스틴(35) 씨는 올해 옷 구매를 포기했다. 샌디에고 저스틴(22) 씨 또한 즐겨 마시던 탄산음료를 올해 절대 사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영국의 나오미(26) 씨 또한 1년간 신발과 외식을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라 스스로 약속했다. 각자 가장 좋아하지만 또 필수적이진 않은 것들을 포기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노바이 챌린지에 동참한 청년들이다.


AP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영미권 청년들 사이에서 노바이 챌린지가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바이 챌린지는 1년간 꼭 필요한 소비만 하겠다는 도전이다. 소비자 스스로 삶에 꼭 필요하지 않거나 과소비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물품을 지정해 1년간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일종의 ‘소비 안식일’임 셈이다.


해당 챌린지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절 등장했고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SNS 사용자들이 물건 사지 않기 도전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노바이 챌린지가 다시 성행하기 된 배경에는 고물가·고금리에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청년들이 소비를 줄이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틱톡과 레딧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노바이 챌린지에 동참하겠단 청년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레딧의 노-바이 챌린지 그룹방에만 5만 이상의 참여자가 모였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거나 챌린지 약속 이행 여부를 스스로 점검하기도 한다.

 

▲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조에 글로벌 청년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우버 이츠 배달을 하는 청년. [사진=AP/뉴시스]

 

노바이 챌린지의 선구자 격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엘리사 버만은 “처음부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꼭 필요한 챌린지였다”며 “생활방식 조정을 통해 지출을 줄였고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고물가로 ‘코스파족(族)’이 등장했다. 코스파족 ‘Cost Performance’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말로, 가성비를 가장 주요시함과 동시에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주로 디지털 네이티브로 정의되는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유럽 청년들은 공유·지원 문화를 이용해 소비를 줄이고 고물가에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부터 각종 공유 플랫폼이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먹거리나 집을 공유하는 식으로 돈을 아끼고 있다. 또 푸드 뱅크 등 가종 지원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거지방’이 지난해 생겨나기도 했다. 거지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무지출 챌린지’를 통해 본인의 절약 습관을 공유하고 소비를 점검하는 식으로 소비를 줄였다. 이들은 주로 청년 층으로 서로 간의 지출 내역을 점검하고 조언해주며 소비를 방지했다.


전 세계 일제히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청년층이 유독 인플레이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회에 막 발을 들인 청년들은 평균적으로 부모 세대보다 재산이 적음에도 지출할 곳은 더 많다. 당장 주거비만 봐도 월세가 많기 때문에 고정지출이 크게 올라간다. 그밖에 중장년층 보다 활동량도 높아 소비할 곳도 많기에 인플레이션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고물가와 소비, 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주기상 빚을 많이 낼 수밖에 없는 청년층이 고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재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하는 부정적 재분배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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