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한양대 등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주요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면서 ‘수능의 꽃’이자 입시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학’ 과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체감 난이도가 높은 탓에 수학 과목 자체를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 학생들이 다수 존재해 상대적으로 수학 점수를 잘 받으면 수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선 자녀들의 수준을 감안한 맞춤형 수학 공부법 찾기가 한창이다.
대치동 엄마들이 선택한 자녀 수학 공략법…인강·학원·과외 ‘쓰리 트랙’
학원가 등에 따르면 수학은 어떤 과목보다 학생간의 편차가 크고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도 명확하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확률과 통계 표준점수 최고점(137)보다 무려 11점이나 높았다. 1·2점으로 합불 여부가 갈리는 입시에서 11점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차이다. 미적분이 표준점수 획득에 유리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상위권 학생이면 문·이과를 가리지 않고 미적분을 선택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사교육 성지’로 불리는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선 ‘현우진 인강+현장강의(현강)+과외’ 코스가 수학 교육의 정석처럼 여겨지고 있다. 현우진은 수학 과목에서 압도적인 인강 수강률을 자랑하는 스타 강사다. 현우진의 커리큘럼은 △노베이스 수험생을 위한 도형 가이드 ‘NOBAE’ △교과서, 교육과정 기본의 개념 학습 ‘시발점’ △기출 문항 선별해 분석하는 학습 ‘수분감’ △개념과 문제풀이 사이의 괴리감을 없애주는 실전개념 학습 ‘뉴런’ △수능 수학의 유형별 문제 풀이 훈련 ‘드릴’ △수능에 출제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훈련하는 학습 ‘드릴드’ △실전 대비 모의고사 ‘킬링캠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치동 학원 관계자들도 수능 수학 학습에 있어 현우진 인강을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학생별 성취도 차이를 감안해 현우진의 커리큘럼에서 변형된 커리큘럼을 선택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대기 명단이 있는 대치동 소재 한 수학학원의 고교 2학년 커리큘럼은 현우진 커리큘럼을 기본으로 하되 목표 등급에 따라 약간의 변형을 줘서 설계됐다.
1등급의 경우 겨울방학 이전까지 개념서(혹은 시발점)와 일등급 수학Ⅰ·Ⅱ를 끝내고 겨울방학에 뉴런+블랙라벨+고3자이스토리Ⅰ·Ⅱ를 학습하도록 설계돼 있다. 2등급과 1등급 사이를 노리는 경우엔 겨울방학 이전까지 시발점과 워크북을 활용하고, 겨울방학에 뉴런+내신고쟁이+4점기출문제를 병행한다. 2등급 이하가 목표인 학생은 쎈 수학을 통해 수업이 진행된다.
다음 단계는 인강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출강 강사들의 현장 강의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강사들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객관적인 수치는 존재한다. 대치동 현강의 황제라 불리는 K강사는 대기 인원이 가장 많고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평가가 항상 좋다. 특히 과제가 4점짜리 주관식에서 실수가 많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다만 강의가 지루하다는 평과 함께 수업에 욕설을 섞어 써 불쾌하다는 일부 학생들의 불만도 있다.
미적분에 강하다고 소문이 난 H강사는 몇 년간 단과를 쉬다가 지난해에 모처럼 단과를 열었다. 수강신청엔 정보력이 남다른 학부모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 사이에선 해당 강사의 필기본을 돈 주고 살 정도로 개념노트의 가치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또 다른 수학강사 Y강사는 직접 제작한 문제가 평가원과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단원 별로 행동영역 정립과 실전 시간 분배 등 세밀한 티칭에도 강점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 엄마들이 알려주는 과외 선택법 “시범수업 필수, 의대·과고 출신 피해야”
개념 진도 학습은 마무리 됐으나 인강·현강을 통해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추가학습이 필요한 경우엔 과외가 효과적이다. 다만 과외의 경우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 보니 강사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문 과외 강사가 아닌 대학생 과외를 선택할 경우엔 더욱 신중해야 한다. 현재 강남 엄마들 사이에선 대학생 과외 강사를 구하는 노하우가 입소문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다.
그 중 몇 가지 핵심 내용을 꼽으면 우선 선생님을 고를 땐 상위권 대학이 좋긴 하지만 의대와 과고(과학고) 출신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의대생은 예과 때 대학 생활을 최대한 즐기는 분위기라 과외비만 비쌀 뿐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은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또 과고 출신은 완벽한 수능 준비 없이 수시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상위권 대학 학생이라도 수능 문제에는 취약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과외 선생님을 구할 땐 김과외나 오르비 등의 구인 사이트가 아닌 학원에 문의하는 것이 더 좋은 선생님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특정 강사의 조교 경력은 과외 수업에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해야할 점은 수업 조교와 행정 조교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학과 상관없이 22년 수능까지의 수학 점수가 만점이거나 원점수 97점 이상, 백분위 99퍼 등의 성적을 보유한 선생님을 찾는 것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일부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성별과 외모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학생은 남선생님, 여학생은 여선생님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강남 엄마들 사이에선 한 여학생이 남자 과외 선생님의 외모가 뛰어나 학업보단 그 관계에만 몰두하다 결국 재수를 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현재 대치동의 수학 과외 평균 수업료는 시간당 ▲의대 5만원 ▲SKY 4.5만원 ▲서성한 4만원 수준이다. 물론, 경력과 학생별로 차이는 존재한다.
대치동 소재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등급컷이 계속 하향하는 분위기로 작년 수능 등급컷 기준으로 볼 때 1등급은 80점 중반이라 고난이도 4점 3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문제를 다 맞히면 무리 없이 1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며 “15번, 20번, 21번, 29번, 30번이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해당 문제들을 스킵 후 다른 문제들을 먼저 풀고 돌아올 생각으로 준비를 하는 게 시간 대비 점수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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