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성인게임 못하나”…게임위 차단 조치에 소비자 반발
“성인이 성인게임 못하나”…게임위 차단 조치에 소비자 반발

 

▲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스팀에 등록된 성인 게임을 차단시켜 논란이다. 사진은 게임위가 차단시킨 성인 게임 '닌자 타락시키기' 포스터. [사진=스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의 성인게임 이용을 차단하자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해외와 달리 성인이 성인게임을 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28일 게임위는 스팀 인기 상위권에 올랐던 성인용 게임 2종에 대해 국내 접근을 차단시켰다. 차단된 게임은 ‘닌자 타락시키기(Fallen Shinobi)와, 관리인 엿보기(Peeping Dorm Manager) 등 2종이다. 모두 스팀 인기 랭킹에 올라간 게임들이다. 두 게임 모두 한국어를 공식 지원했으나 게임위 접근 차단으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성인 게임 판매 논란은 이전부터 꾸준히 도마에 올라왔다. 지난해에도 ’오크 마사지‘와 ’인큐버스‘ 등 성인용 게임들이 게임위 요청에 의해 차단된 바 있다.

 

해외 개발사에서 만들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유통하는 성인 게임들은 게임위의 감시망 사각지대에 있다. 글로벌 플랫폼에서 1개 국가의 법을 적용시킬 수 없어 일일이 모니터링해 스팀과 협력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은 불법 게임물로 규정한다, 게임위는 불법 게임물에 대해 국내 유통을 거부·차단·퇴출 할 수 있다. 게임산업법에 따라 형사 처분도 가능하다.

 

게임위는 2020년에도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스팀 게임의 국내 유통 규제에 나섰지만 게이머들의 반발에 부딪힌 역사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과감하게 규제에 나섰고 또다시 일부 게이머들과 충돌하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되는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성인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 심의를 계속할 예정이다”며 “심의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스팀발 성인용 게임 차단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노쟁이 진행중이다. 사진은 차단조치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누리꾼들.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게임위의 결정에 게이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성인이 성인게임을 하는 걸 문제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게임에 나오는 인물 역시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인물인 데다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 인증을 받은 성인임에도 이를 규제하는 건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한국만큼 성에 예민한 국가는 일부 종교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런데 규제가 심한 것치고는 국내 게임사들의 도박식 BM은 왜 심의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반면 성인 콘텐츠 차단에 찬성하는 한 학부모는 "스팀에 있는 성인용 게임들은 너무 지나치게 외설적이라 혹여나 아이들이 보거나 플레이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국내에서 등급을 받지 않은 성인 콘텐츠는 불법인데 더 철저한 필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발심을 키워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인용 게임을 제도권에 올리기 위해 명확한 기준 및 시스템 마련과 미성년자가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조치를 강화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성(性)이란 것이 성인이라면 알만큼 다 알고 또 규제를 한다 해도 성 콘텐츠를 소비할 사람은 결국 음지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며 “그러면 차라리 제도권에서 규제하는 것이 다루기 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성 콘텐츠를 제도권에 올리기 전 확실한 미성년자 차단 시스템과 더불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도한 마케팅 금지나 일정 수위 조절 조항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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