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VB 주식보유…'97조 적자' 청년 불안감 증가
국민연금 SVB 주식보유…'97조 적자' 청년 불안감 증가
▲ 국민연금이 최근 파산한 SVB 금융그룹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액은 301억원으로 청년층들 사이에서 국민연금 고갈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국민연금공단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 최근 파산한 실리콘벨리은행(SVB)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피해가 우려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SVB 금융그룹 주식은 작년 말 기준 10만여주로 당시 기준 2320만달러(한화 약 301억5000만원)이다.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SVB 파이낸셜 그룹 지분 10만795주를 보유했다. 다만 SVB 금융그룹은 파산 여파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해 이번 SVB 주식보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연금 적자는 –8.22%로 손실금만 무려 97조6000억원이다. 적립금도 900조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여파로 일어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국민연금 적자는 –0.18%였다. 2018년 미·중 무역 갈등 시기에는 –0.92%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 1%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1%p 높이면 기금 고갈 시기를 6년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국민연금 투자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으로 –22.5% 손실을 냈고, 해외 주식도 –12.53%다. 유일하게 돈을 번 곳은 대체 투자로 9.47% 수익을 거뒀다.

 

▲ 지난해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역피라미드 인구구조에서 국민연금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수익 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적자를 기록해 자금운용에 불만을 나타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의 신용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국민연금 SVB 주식 보유와 적자 성적에 연금 고갈 위기설이 퍼지고 있다. 거기에 7월부터 국민연금 납부액이 6.7%가 늘어날 예정이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커뮤니티에 한 직장인은 “이 상태면 나 늙어서 노후에 국민연금 못받는 거 아니냐”며 “이렇게 자산 운용할 거면 차라리 그냥 국민연금 자체를 선택으로 바꿔라, 나는 가입 안 할 것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만, 정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진부 관계자는 “해외주요 연기금의 운용수익률도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고, 국민연금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국민연금은 노르웨이(-14.1%)나 네덜란드(-17.6)%보다는 양호했다. 그렇지만 대규모 적자 성적표는 지워지지 않는다. 또한 노르웨이나 네덜란드와 달리 국내 인구구조는 극단적인 역피라미드 형태로 인구 부족이란 더 큰 문제에 봉착해있다.


복지부는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에서 국민연금 소진 시기를 2055년으로 전망했다. 32년 뒤, 지금 국민연금을 내기 시작한 20·30세대는 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도 국민연금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연금 체질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연금 최악의 성적표에 대한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지금 20·30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수익률이 연 1% 높아지면 고갈 시점은 6년 늦춰진다고 분석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행정부는 퇴직연금이 오직 수익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한다”며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운용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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