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힘 못쓰는 HMM, ‘주인없는 회사’ 이미지 발목
호실적에도 힘 못쓰는 HMM, ‘주인없는 회사’ 이미지 발목
▲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20일 HMM의 주가는 2만1700원으로 전일 대비 2.03%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어제 0.23% 떨어져 연일 하락했다. 21년 5월 5만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2만1700원을 기록하며 고점 대비 6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HMM의 영업이익‧매출‧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모두 급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는 큰 상승폭이 없고, 여전히 고점 대비 60% 하락한 가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총 11조원에 가까운 HMM의 매각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20일 HMM의 주가는 2만1700원으로 전일 대비 2.03%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어제 0.23% 떨어져 연일 하락했다. 2021년 5월 5만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2만1700원으로 고점 대비 6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주가는 52주 최저가인 1만7800원에 근접해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한때 투자자들 사이에서 '흠슬라'라는 별명을 얻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흠슬라는 주가 상승이 마치 테슬라와 비슷하다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HMM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간 영업 손실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컨테이너 시황이 개선됐고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3월 3000원대에 거래되던 주식은 2021년 3월 1년 만에 10배가 올라 3만5000원에 거래됐고, 21년 5월 최고점 5만1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민영화 계획,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이 악재로 작용해 현재 2만원 초반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HMM의 지난해 매출액은 18조5868억원으로 전년비 34.74% 증가해 1976년 설립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9조9455억원, 당기순이익은 10조662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4.81%, 88.61%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6%로 낮아졌고, 영업이익률 역시 53.51%를 기록해 코스닥과 코스피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해운업 지표 전년 대비 80% 급락, ‘매각 골든타임 종료’…저가매각 가능성 대두


▲ HMM의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해운주의 불황과 HMM의 저가매각론으로 쉽사리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해운주의 불황과 HMM의 저가매각론으로 쉽사리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현재 해운시장은 다시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해상운임은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하락세로 지난 2021년 말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995.16으로 지난해 1월7일 5109.6 대비 80.52% 급락했다. 또 다른 지표인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 역시 지난 10일 기준 1133.11로 지난해 1월7일 3432.79 대비 66.98% 급락했다. 이에 HMM 경영진은 긴축 경영에 나섰다. 


김경배 HMM 사장은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 매고 비용을 절감할 것이다”며 “시장 상황을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비용 절감과 라인 효율화 외에 없기 때문에 올해는 투자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신중하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발송했고 현재 매각 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이미 매각을 위한 골든타임이 끝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HMM의 인수 작업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분 19.96% 총 40.65%를 사들여야 해 시가총액 기준 지분 인수대금이 4조5670억원인 대형 거래다. 영구채 합산시 최대 10조원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연간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온 HMM의 인수 매력도는 크지만, 영구채 처리 문제, 경기침체, 해운업 상황 등 기업들에게 부담을 느끼게 하는 요소들 역시 많다.


이에 포스코는 HMM의 인수를 전면 부인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중장기 사업 방향과의 불일치 등을 이유로 인수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LX그룹·삼성SDS·SM그룹 등은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워 인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증권은 HMM의 매각의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은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성공적인 지분매각을 위해서는 192~197회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처리 방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며 “영구채 해결 없이는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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