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선택과 집중’ 통했다…주력 사업 호실적 성과
구광모의 ‘선택과 집중’ 통했다…주력 사업 호실적 성과
▲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2019년 말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2015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낸 사업이다. 다만 수십년을 영위해 온 사업을 단번에 접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스마트폰 사업 포기는 구 회장의 과단성을 엿볼 수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적자가 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주력 사업은 통 큰 투자에 나서면서 그룹의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LG그룹의 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전장(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이 투자 시작 10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쟁력 저하 사업인 모바일과 태양광 등 만년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전장, 배터리 등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며 미래 사업을 육성한 결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뤄내 구 회장의 강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 회장은 2019년 말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2015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낸 사업이다. 다만 수십년을 영위해 온 사업을 단번에 접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스마트폰 사업 포기는 구 회장의 과단성을 엿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LG전자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였고 기업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있었다.


LG전자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했던 이유는 LG그룹 전체의 실적과 연관돼서다. 스마트폰은 LG전자가 만들지만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이 묶여 있는 사업이었다. 구 회장이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을 대신할 사업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업, 그중에서도 EV 사업이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뿐 아니라 과도한 적자를 내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리했다. LG전자는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했고 수처리 자회사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도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태양광 사업도 쳐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LG전자의 태양광 사업은 철수 결정 시점까지만 해도 기술력 측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환경 악화에 사업을 접는 방식을 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의 패배를 인정하고 철수한 것도 대단하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갖춘 태양광 사업을 접은 것은 더 대단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LG그룹 성장 동력…전장‧배터리 매출 견인 

 

▲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은 글로벌 B2B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초부터 유럽과 미국 등을 잇따라 방문해 주요 거래선과 고객사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LG]


구 회장은 LG의 지속성장가능성을 추구했다. 미래 사업 육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다. 사업 철수에서 보인 과단성처럼 미래 사업 육성에서도 과감한 경영전략을 으레 보였다. 부진했던 스마트폰, 태양광 사업 등을 제치고 이제는 전장‧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실적은 최근 전장과 배터리 두 개의 사업 부문으로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4%, 57.9%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수익을 극대화했다. 구 회장의 분사 전략이 통한 것이다.


LG그룹의 계열분리를 통해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83조4673억원, 당기순이익 1조86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9%, 31.7%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LG전자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과정에 있다"며 "1분기 전 사업이 흑자를 유지하고 TV 사업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글로벌 B2B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유럽과 미국 등을 잇따라 방문해 주요 거래선과 고객사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조 사장은 “ID 사업에서도 버티컬(Vertical, 산업별 고객군)별 핵심 밸류체인을 심도있게 연구해 LG전자만의 빼어난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디스플레이는 물론 맞춤형 통합 솔루션으로 고객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까지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그동안 공들여온 전장 사업 등에서 올해는 ‘뚝심투자’의 성과를 나타내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전장 사업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LG전자와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이 지난해 분기 흑자에 들어선 만큼 올해는 LG그룹 전장사업이 흑자 궤도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LG의 방향성을 정했다. 구 회장은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다”며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엘지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으며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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