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업’ 뛰어드는 청년들…“아이템·콘셉트 확실해야”
‘1인 창업’ 뛰어드는 청년들…“아이템·콘셉트 확실해야”
▲ 청년들사이에서 1인 창업 열풍이 불고있다. 코로나19가 휩쓴 시장에서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또 창업에 성공한 것이 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에서 창업한 기업들. ⓒ르데스크

  

최근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1인 창조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인 창조기업으로 인정받으면 사무실 임차부터 전문가 자문·멘토링, 세제 혜택까지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명에서 5명 미만의 공동사업자들이 근로자 없이 사업하는 기업이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지식서비스업과 제조업 등 자신의 아이디어와 지식, 경험, 전문기술등을 사업화 한 경우가 1인 창조기업으로 인정된다. 1인 창조기업으로 창업 시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창업을 꿈꿨던 청년들이 다수 도전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이 1인 창조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 창조기업 수는 45만8222개로 10년 만에 10만 개가 늘었다. 그중 ▲ 제조업(39.9%)이 가장 많고 ▲ 교육 서비스업(25.6%) ▲ 개인 및 소비용품 수리업(10.8%) ▲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8.8%) 순으로 나타났다.

 

1인 창업, 창업 동기와 아이템·콘셉트 중요…“철저한 준비는 필수”

 

이승주(31) 씨는 지난해 노인복지와 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1인 기업을 창업했다. 평소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았고 할머니가 사고로 몸이 안 좋아지자 이를 돕다가 창업까지 결심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노인 용품 유통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품 개발도 계획 중이다.

 

이 씨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그마한 사고로부터 시작했다"며 "할머니가 집에서 미끄러지는 사고 이후 수술부터 입원 회복까지 고생하시는 과정을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품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은 자본이 부족해 직접 영업을 뛰면서 도소매로 자본금을 모으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단순히 유통이 아니라 노인 사고 방지 용품 개발이다"고 말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 창업 동기는 ▲적성과 능력 발휘가 49.6%로 가장 높았고, 이어 ▲ 고소득 창출 32.9% ▲생계유지 16.45 등으로 조사됐다. 창업 준비 기간은 평균 7.8개월이다.

 

이 씨는 최근 고무 제조공장과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수 제작한 고무로 미끄럼 방지 패드나 양말, 지팡이, 자세변환 용구, 손잡이 커버 등을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노인 주거 환경 관련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거지에 존재하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확인하고 개선해 사고를 방지하는 일이다.

 

▲ 1인 기업을 창업하는 사업자 98.2%는 기존에 근무를 한 경험이 있고 그중 43.4%가 연관직종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 또한 1인 창업전 근무를 통해 해당 산업 시장과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창업한지 5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 씨는 “첫 두 달 동안은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건 3개월부터인데 그나마 최근엔 내가 일하는 만큼 속도가 붙는 느낌이 들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창조기업의 평균 연간 매출은 2억7600만원으로 주로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기업이 60%를 차지했다. 그밖에 기업과 거래하는 B2B 기업이 35.7%, 공공기관인 B2G가 4.1%로 조사됐다. 창업 후 첫 매출 발생 기간은 ▲3개월 미만이 67.9%로 가장 높았지만 ▲3개월 이상도 30.9%에 육박했다. 그밖에 1년이 지나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1인 창조기업은 1.2%로 조사됐다. 손익분기점 도달 소요 시간은 2년 이상이 45.6%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창업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씨는 "막연함과 자본이다"며 "회사와 다르게 창업은 나 혼자 헤쳐나가야 해 처음 기대와 달리 막상 창업하고 나니 망망대해에 홀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표가 되고 나니 직원으로 일할 때와 달리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죽겠다란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인 창업 당시 애로사항 1순위는 자금조달이다. 2021년 기준, 4500개 1인 창조기업 중 자금조달이 가장 힘들다는 답변이 절반 이상인 59.4%를 차지했다. 이어 작업 공간 확보, 사업 분석, 홍보와 마케팅이 10% 미만으로 뒤를 이었다.

 

이 씨는 1인 창업을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 동기와 아이템, 콘셉트 등이 확고해야 한다. 1인 창업이라는 망망대해에 이것마저 없다면 그저 표류하다 죽을 수밖에 없다"며 "사업을 시작하기 전 동종업계에 근무하면서 현장과 시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인 창조기업 다양한 혜택 제공, 공간부터 전문가 자문·멘토링·세제 혜택까지

 

▲ 정부는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 지원센터 사업은 공간뿐만 아니라 전문가 자문과 멘토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미디어 특화 1인창조기업 지원센터 전경. [사진=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1인 창조기업으로 인증 받기 위한 지원 자격은 1인 이상 5인 미만 창업자 혹은 예비 창업자여야 한다. 창의성과 전문성도 평가한다. 또한 광업과, 담배 제조업, 석유정제품 제조업, 분뇨 처리업, 수도사업, 건설업, 숙박업, 음식점, 부동산, 금융업 등 일부 업종은 1인 창조기업에서 제외된다.

 

정회원을 신청한 후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 사업자등록증, 국민연금·건강보험 사업장 가입자 명부 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만약 본인이 1인 창조기업에 해당되는 상황인지 알고 싶다면 중소기업벤처부에서 '1인 창조기업 확인해 보기'를 통해 자가진단할 수 있다.

 

1인 창조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사무공간 및 회의실, 상담실, 휴게실을 갖춘 지원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1인 운영에 필요한 기본 경영지원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특히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가 이월과세 되며, 취득세 감면 등이 주어진다.

 

지원센터의 경우 1인 창조기업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을 대여해 준다. 1인 창조기업의 사무실 형태는 민간 임대시설이 74.5%로 4명 중 1명이 임대시설을 사용한다. 2021년 기준 1인 창조기업 사무실 평균 유지 비용은 190만원이다. 서울의 경우는 207만원으로 타 권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반면, 지원센터는 가장 저렴한 사무실의 경우 단독 방을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로 임대 가능하다.

 

지원센터는 ▲서울시에 11개 ▲경기도 8개 ▲인천 2개 ▲부산 4개 ▲울산 1개 ▲경남 3개 ▲대구 4개 ▲경북 4개 ▲광주 1개 ▲전남 1개 ▲전북 1개 ▲대전 1개 ▲충남 2개 ▲충북 1개 등 전국에 분포돼 있다.

 

기자가 직접 1인 창업 지원 센터를 방문한 결과 남아있는 공실이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인기였다. 공실은 1인실로 임대료가 월 60만원이지만 정부 지원 25%와 센터가 자체 25%를 지원해 30만원이다. 센터에는 회의실을 비롯한 콘퍼런스룸과 탕비실 등 사무실을 제외하고도 경영에 필요한 공간을 무료로 추가 이용할 수 있었다.

 

지원센터는 단순 공간 임대뿐만 아니라 회계, 법률, 마케팅, 시장조사, 세무 전문가 자문과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각 지원센터에 배치된 사업 전문가와 사업모델(BM) 개발과 아이템 검증, 교육, 투자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멘토링이 가능하다. 또한 같은 1인창업자들과 네트워킹 형성에도 용이해 협력이도 가능하다.

 

오진주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 행정 매니저는 "지금 남은 공실이 1개 있을 정도로 방이 부족하다. 남은 방 하나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언제 나갈지 모른다"며 "임대는 최소 6개월로 계약하고 사무실이란 특성상 장기로 머무시는 사업자분들이 대다수라 공실이 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원센터에서 만난 1인 창업자 김승우(29·가명) 씨는 "처음에는 자본도 아낄 겸 자택에서 시작했는데 집중도 안 되고 뭔가 해이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지원센터로 출근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일하면 동질감도 들고 집중력과 의욕도 생긴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심재우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초빙교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1인 창조기업이 제시되고 있다"며 "1인 창조기업 지원 정책이 다양해지면서 1인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창업 도전에 나서는 이들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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