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에 ‘유선전화’로 상황공유한 軍…“책임자 문책은 신중히”
北 무인기에 ‘유선전화’로 상황공유한 軍…“책임자 문책은 신중히”


▲ 주일석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2회 국회(임시회) 국방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지방공레이더 전시화면을 들어 보이며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남침 사태 당시 우리 군이 긴급통신망이 아닌 유선전화로 상황을 전달하는 등 부실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북한 무인기가 정부‧당국이 아닌 민간인 피해를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주일석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은 “지난해 12월26일 10시19분경 1군단 국지방공레이더로 공중 미상항적 1개를 식별해 추적 및 대응작전을 전개했다”며 “(해당 항적은) 서울 지역까지 남하하고 북상했다”고 밝혔다.

 

또 “강화도 및 서해 해상에서 추가 미상항적 4개를 식별 및 추적했다. (4개 항적은) 강화도 및 서해상 일대 남하 후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됐으나 이후) 상실됐다”고 덧붙였다.

 

주 실장은 북한 무인기 침투 의도에 대해선 “아군 대응능력을 시험하는 한편 교란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혼란을 조장하고 아군 사격에 의한 (민간인 거주지 낙탄 발생 등) 민간피해 등이 발생토록 하는 노림수도 내재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합참은 북한 무인기의 용산 대통령실 등 촬영 가능성에 대해선 비행고도‧항적 및 카메라 성능 등을 고려할 때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무인기 카메라들은 외부 돌출 형태가 아닌 배면 내부에 숨겨진 형태였는데 비행경로에 대통령실은 없었다는 것이다.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2회 국회(임시회) 국방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현안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군은 전날(25일) 국방위원들에게 배포한 합참 전비태세 검열결과에서는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군에 의하면 북한 무인기를 최초 포착한 육군 1군단은 지상작전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 등에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긴급통신망인 방공부대 간 고속지령대, 대응작전 실행을 위한 고속상황전파체계는 물론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 등 주요 정보 전파‧공유 시스템은 가동되지 못했다. 상황 전달에는 유선전화가 사용됐다. 결국 군은 북한 무인기 침범 포착으로부터 약 100분 뒤에야 무인기 대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군은 원인으로 부실한 소형무인기 대응체계를 꼽았다. 군에 의하면 현재 운용 중인 레이더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민간항공기‧새떼‧풍선 등의 항적이 겹쳐 소형무인기를 적시에 탐지하기 어렵다. 대공무기체계 사거리, 낙탄 등에 따른 민간피해 등을 고려할 때 직접사격을 통한 격추도 쉽지 않다.

 

합참은 대책으로 소형무인기 대응 작전체계 수립, 실전적 합동방공훈련 강화, 안티드론통합체계 및 재밍(전파교란) 체계 배치 등의 개선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1군단장, 수도방위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 등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 관련 사항은 거론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엄중한 안보상황에서 중장급 이상 고위장성들을 무더기 징계할 경우 군 대비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2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검열 결과와 함께 문책 방향까지 국방부에 보고했지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고 했다. 김승겸 합참의장도 “검열 결과에 따른 책임소재 여부는 신중히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