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의 취미이자 돈벌이”…부캐 재테크 열풍
“또 다른 나의 취미이자 돈벌이”…부캐 재테크 열풍
▲ 최근 부캐 시장이 떠오르면서 각 기업에서도 부캐를 위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캐 플랫폼들에서는 사진도 본명도 사용할 의무가 없어 안저하게 부캐 인생이 가능해 많은 부캐들이 찾고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부캐 플랫폼 중 하나인 클라스101의 다양한 강의. [사진=클라스101]

 

낮에는 평범한 유치원 교사지만 퇴근 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이진아씨(29·여·가명)는 인스타그램에서는 20만 이상 팔로우를 보유한 셀럽이다. 주로 활동하는 분야는 여행과 음식 그리고 패션이다. 그녀가 밝힌 인스타관련 수입은 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도 받았다. A씨는 "사진과 여행을 좋아해서 인스타가 뜨기전부터 꾸준히 활동했다"며 "처음부터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벌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팔로워가 늘어나니 상품광고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수입이 본업인 유치원 교사 월급을 이미 아득히 뛰어넘었지만 아직도 유치원 교사다. 왜 유치원교사를 계속 하냐는 질문에 이 씨는 "여행과 사진도 좋지만 난 애들도 좋아한다, 인스타에서 돈을 번다고 유치원교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며 "인스타는 부캐고, 나를 소개할때 유치원 교사라고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하고 싶어요" MZ세대 부캐 열풍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또 다른 나 '부캐'를 중심으로 한 재테크 열풍이 뜨겁다. 

 

부캐란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 부(副)캐릭터(Character)의 약자로 본(本)캐릭터인 평소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뜻한다. 기존 부업과 가장 큰 차이는 단기적인가 장기적인가다. 당일 돈을버는 대리기사나 배달 등 부업과 달리 부캐 재태크는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만, 제2의 커리어를 쌓듯이 성장해 나가면 최종적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년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부업의 대명사로 뽑히던 대리운전이나 택배, 포장, 문서작성을 한다는 응답자는 31%에 불과했다. 대신 블로거, 소셜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온라인 강사 등 온라인 중심으로 단순 부업이 아닌 또 다른 나 '부캐'로 트랜드가 변화한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42%가 본업이 아닌 다른 일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여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31.5%로 가장 많았고, ▲시간이 남아서 19.4% ▲생활비가 부족해서가 14.1%가 뒤를 이었다.

 

▲ 취업플랫폼 조사 결과 부캐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64.9%로 부정적 7%보다 높게 나타났다. 부캐를 가지고 싶은 이유도 돈이 아닌 또 다른 자아표출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서진경] ⓒ르데스크

 

한국사회병리연구소는 부캐현상을 '멀티 페르소나' 외적 인적 인격 중 하나로 분석했다. 부캐 유행은 2018년 방영한 쇼미더머니에 나온 마미손부터 시작됐다. 마미손 정체는 이전 쇼미더머니 시즌에 나온 인기 랩퍼 매드클라운이지만, 그는 아직도 부정중이다. 결과적으로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을 부캐로 두고 양쪽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미손 이후 연예계는 부캐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국민MC 유재석은 유산슬 다양한 부캐들을 양산했고, 김신영은 다비이모, 김해준 쿨제이, 정동원 김사원 등 여기저기서 부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또 다른 자신인 부캐 키우기가 흔해졌다.

 

기업부터 개인까지 뛰어드는 돈되는 부캐시장

 

본래 부캐는 취미나 재미로 시작한다. 다만 최근 부캐들이 고수익을 올리기 시작하자, 바로 돈 벌수 있는 부캐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게임 사업PM으로 10년넘게 게임사에서 근무한 김상혁(39·가명)씨는 퇴근 후에는 PM이 아닌 선생님이다. 게임사에 취업하고 싶은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실무위주 강의를 하고 포토폴리오와 면접준비까지 도와준다. 현직자가 직접 코칭하는 강의는 인기만점이다. 김 씨는 "게임업계에서 짬밥만 10년째라 평소에 했던 업무를 가리키는 것은 어렵지 않고, 또 면접관도 익숙해 인재상이나 트랜드도 알고있다"며 "사실 부업으로 접근했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하고 또 노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껴 이제는 직업적 마음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업계 수명이 다른 일보다 짧아 몇년 후면 오히려 본캐를 접고 부캐가 본캐가 될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이 얼마나 도냐는 질문에는 "학생수마다 달라, 처음 시작할때는 200정도 벌었는데 최근 학생이 많아져서 월급보다 더 받고 있다"고 말했다.

 

▲ 개인 사정상 정체를 숨기고 부캐를 키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타버스와 버츄얼 유튜브 등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진은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일본 인기 버츄얼 유튜버 햐쿠만텐바라 살로메. 그녀가 현실에서 무엇을 하는 누구인지는 밝혀진바 없다. [사진=유튜브갈무리]

 

부캐시장 기업들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바로 돈을 벌수 있는 교육·강의 관련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인 현직자 강의 플랫폼인 클래스101은 부캐를 통한 취미부터 부업까지 다양한 강의를 3000여개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 2의 나를 위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부캐를 키우려는 강사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모션을 기획했던 최윤선 담당자는 "부캐가 뉴노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잠재된 재능과 능력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다"며 "제2의 나를 찾고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버츄어 유튜버 등 부캐를 위한 기술적 진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특히 버츄얼 유튜버가 최근 큰 인기를 받고 있는데, 일본에 '햐쿠만텐바라 살로메'라는 미소녀 버츄어 유튜버는 채널 개설 14일만에 구독자 100만을 달성했다. 고위층 아가씨 컨셉의 그녀의 진짜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버츄어 유튜브 기술은 모습은 물론이고 목소리까지 변조가 가능해 성별까지 다른 부캐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상태다. 실제로 한 미소녀 버츄어 유튜버는 방송사고로 남자로 밝혀져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역사도 있다.국내에서도 버츄얼 유튜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아이네라는 유튜버는 구독자 25만명을 달성했다.

 

다만 부캐 신드롬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 소장은 "노후준비를 위해 본업과 별도로 자신의 잠재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나 다른 직업을 갖는 것으로서의 부캐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이런 현상을 당연시하고, 동일시해야 할 존재로 비춘다면 정신건강에는 바람직스럽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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