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는 ‘킹달러’ 위기…“투기 제한 등 대책 시급”
걷잡을 수 없는 ‘킹달러’ 위기…“투기 제한 등 대책 시급”
▲ 환율이 급격히 오르며 1600원까지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는 달러 투기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하락 출발했지만 언제든 치솟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600원대까지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산재하는 상승 요인 중 특히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기 수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에서 세계적인 흐름 때문에 변동하는 환율을 잡기엔 한계가 있더라도 국내의 비정상적인 투기 흐름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분만 잘 잡히더라도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기록적인 고점이 찍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도 단타를 찍고 내려가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원·달러 환율 1400원대까지 상승…다양한 상승 요인으로 더 치솟을 가능성


2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34.7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수준까진 아니지만 여전히 1400원대로 환율이 머무르며 불안정한 경제 사정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을 견인하는 요소는 곳곳에 잠재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치솟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 금리 차이는 가장 근본적인 상승 요소다.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를 4.5%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은행은 베이비 스텝(0.25%p 인상)의 대응 기조를 밝힌 상황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로 흐르면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p만큼 커지면 환율 상승률은 8.4%p 추가 상승하게 된다.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수지 사정도 환율을 상승시키는 재료가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무역수지는 4월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이달 1~20일 무역수지(통관 기준 잠정치)는 41억달러(약 6조원) 적자로 6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달러(약 4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무역수지 악화는 미국 달러화의 해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외환·증권 시장에 불안을 키우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무역수지 악화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무역적자 규모를 늘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여파로 대외 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마저 나타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했던 통화 스와프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실망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실패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환율이 1400원대를 넘은 시점부터 하루에 10원씩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자기실현적 위기(객관적인 경제지표 보단 위기의식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자산인 달러가 투기대상으로 변환…환율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

 

▲ [그래픽=서진경] ⓒ르데스크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서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주문된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무역수지의 적자 흐름은 대외적인 상황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통제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마냥 손놓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다.

 

구체적으로 환율 변동은 최근 들어 국내적인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기 시작한다. 전문가 안팎에선 특히 달러 투자 수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나라에서 지원금 명목으로 돈을 많이 풀었는데 의도와는 달리 투기적으로 사용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시중에 풀린 돈은 처음엔 주식이나 비트코인 시장으로 흐르다가 최근 달러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달러 강화 현상이 확실시 되고 있고 증권과 가상화폐 시장이 계속해서 침체되다 보니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례적인 지점이라면 달러가 안전자산인 동시에 투기대상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투기대상이라는 것은 투자상품에서 나아가 가격이 오를 것으로 확실시 돼서 돈을 붓는 대상을 의미한다. 


달러의 속성이 투자 차원에서 규정되고 있고 환율을 끌어올릴 요소로 지적되면서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투기 세력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현재의 법으로도 달러를 많이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돈의 출처를 조사하는 식의 방안 마련이 가능한데 큰 자금이 미국 통화에 쏟아부어 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준석 교수(가톨릭대 경제학과)는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이라고 하는 계획을 마련만 해도 환율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기록적인 고점을 찍더라도 단기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며 "추가로 달러 투기 세력을 정부가 차단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우려되는 상황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