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어도 젠더정책 ‘그대로’…성평등 안하나 못하나
정권 바뀌어도 젠더정책 ‘그대로’…성평등 안하나 못하나
▲ 지난 정부 젠더 정책을 성별 갈라치기로 비난했던 현 정부가 당시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은 여성가족부. [사진=뉴스1]

 

윤석열 정부의 젠더 정책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젠더 정책으로 성별 갈라치기를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던 현 정부가 기존에 시행했던 젠더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버터나이프 크루라는 사업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지원 사업 성격을 띄는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부터 시작됐는데 해당 사업이 특정 성별에 편향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가부, 버터나이프 크루 4기 출범…성평등 확산 취지와 다른 운영 방식으로 '시비'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따르면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인 버터나이프 크루 4기 출범식을 개최한다. 여가부는 5월23일부터 3주간 4기 추진단을 공개모집했다. 이어 총 29개 팀의 신청을 받아 주제의 적합성, 제안 내용의 창의성과 타당성, 활동의지 등을 기준으로 총 17개 팀을 선정했다. 추진단은 출범식을 시작으로 성평등, 젠더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마음돌봄 등 4개 분야에서 청년들이 발굴한 의제를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런데 버터나이프 크루는 지난 정부 시절인 2019년에 출범한 사업이다. 명칭은 추진단 1기 참여 청년이 갓 구운 빵에 고소함을 더해주는 버터와 버터를 펴 바르는 도구인 나이프를 조합해 지어졌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높여나겠다는 추진단의 의지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정부 사업이 계속 운영되면서 당시 젠더 정책을 성별 갈라치기로 규정하며 비판했던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사업 예산 편성이 이미 이뤄져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성별 정책 방향을 달리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만큼 의지만 있다면 실현시킬 수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해당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형평성을 갖춰 운영돼야 함에도 특정 성별에 기울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크루 명단에 포함된 단체 중 페미위x, 페미피x, 페미리하xx 등이 젠더갈등을 다루는 팀으로 선정돼 있는데 특정 성별을 강조하는 이념이 명칭으로 녹아있는 단체가 관련 주제를 담당하는게 맞냐는 의문부호가 잇따른다. 양성평등지향을 목표로 둔 지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는 인정되나 단체 선정에 있어서 그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을 살펴보면 17개팀이 참여하는데 활동 성과에 따라 팀당 600만원씩 지급될 계획이다. 참여팀은 주제별로 성평등 9팀, 젠더갈등 완화 2팀, 일자리 3팀, 마음돌봄 3팀으로 나뉜다. 올해 특별분야로 젠더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분야가 신설됐다. 사업 예산 편성은 지난 정부에서 했지만 팀 모집과 선정은 이번 정부에서 이뤄졌다. 


앞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버터나이프 크루를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여권 일각으로부터 내년 사업 폐지 계획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버터나이프 크루를 추진하는 여가부에선 아직까지 관련해서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가부 핵심 관계자는 "사업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지 않을 수 있겠으나 폐지 유무를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또 사업을 둘러싼 비난을 성별에 대한 오해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켜 논란을 해소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관계자는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라는 잘못된 정보가 사회에 퍼지면서 사업을 향한 비난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는 등 성평등 문화를 홍보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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