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9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 초 이후 약 50여일 만이다. 9월 한때 7000만원 붕괴 직전까지 도달했던 비트코인은 ‘업토버(UP+October)’를 연출하며 다시 한 번 1억원의 고지를 넘보고 있다. ‘업토버’는 비트코인이 매년 10월마다 강세장을 보인다는 의미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2014년, 2018년을 제외하고 10월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단 한차례로 없었다.
글로벌 사모펀드나 유명 애널리스트 등은 하나 같이 ‘비트코인 상승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하 추세와 더불어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이슈 등이 가격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선 미국 대통령 선거 전 사상 최고가 경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하, 美 대선 등 호재 산적한 비트코인…힘 실리는 ‘최고가 돌파’ 목소리
1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2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914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번 달에만 11% 상승했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각각 357만2000원, 20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이 오른 코인은 아크(+46.89%)다. ▲스토리지(+40.14%) ▲앱토스(24.43%) ▲센티넬프로토콜(+22.07%) ▲도지코인(+16.64%) ▲빅타임(+15.76%) 등도 일제히 올랐다.
가상화폐 시장에선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 바람이 불면서 가상화폐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상반기 스위스, 캐나다 등을 시작으로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대다수가 모두 금리를 낮췄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11일 3년 2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내렸다.
암호화폐 밴쳐 캐피털 라이즈랩스(Ryze Labs)의 창립자 매튜 그레이엄은 “글로벌 금리 인하 체제로의 전환은 암호화폐 가격에 상당한 강세 촉매제가 될 것이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가격은 다른 어떤 단일 요인보다 국제 거시경제 상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특히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직전 가상화폐 시세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모두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암호화폐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 디지털 자산의 활용이 점점 늘어나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산의 지위를 얻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추가 상승력은 트럼프 쪽이 더 강할 것이란 예측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가 대표적인 親(친) 가상화폐론자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트럼프는 스스로를 ‘비트코인 대통령’이라 부르며 당선 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7월 27일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도 직접 단상 위에 올라가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를 것이다”고 피력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달 들어 비트코인의 상승세 만큼이나 트럼프 열기도 뜨겁다. 9월까지 해리스의 우세가 계속됐지만 10월에 들어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선 미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경합주 7곳 중 4곳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지지율을 뒤집은 곳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이다.
유명 가상화폐 애널리스트 펜토시(Pentoshi)는 “현재 비트코인의 장기적 횡보가 끝나가며 상승이 임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랫동안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미국 대선 전후로 곧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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