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임추위, 실체는 향우회”…DGB금융 황병우 지역편향 황제경영 논란
“이름만 임추위, 실체는 향우회”…DGB금융 황병우 지역편향 황제경영 논란

올해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iM뱅크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DGB금융그룹 황병우 회장의 지역 편향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주·은행장을 겸직 중인 황 회장은 그룹 핵심 요직 중 상당수를 자신과 같은 대구 출신 인사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 CEO 결정 권한을 가진 ‘그룹임원추천위원회’도 상당수가 대구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1967년생인 황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에 위치한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를 졸업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iM뱅크 은행장을 지금과 같이 황 회장이 겸직하는 구조든, 별도의 인물을 앉히는 구도든 결국 ‘황 회장의 의중’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의사결정 기구 자체가 황 회장과 동향 인사로 채워진 이상 그의 의중에 반하는 결정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설령 은행장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해도 황 회장의 고향 후배나 다름없는 대구 출신 인사를 앉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국구 은행’ 선포에 사명까지 바꿔놓고 핵심 요직은 여전히 ‘대구은행’ 탈피 못 해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와 iM뱅크는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황 행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오는 27일 개최한다. 그룹 회장은 임기 만료 6개월 전, 은행장은 3개월 전부터 각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결정한 내부 규정에 근거한 행보다. 현재 iM뱅크 은행장은 황 회장이 겸직 중이다. 

 

올해 iM뱅크 은행장 선임 이슈에는 유독 많은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기존 대구은행에서 시중은행 인가를 획득해 ‘전국구 은행’으로 발돋움한 이후 처음 있는 은행장 인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타 시중은행과 달리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끄는 황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어 타 시중은행 금융지주와 같이 별도의 인사를 앉힐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다만 은행업계 내부에선 누가 은행장에 오르던 간에 ‘황 회장 1인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황 회장이 특유의 지역 편향 인사를 통해 그룹 내 핵심 요직을 전부 자신과 동향인 인사로 채워놨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은행장 선임을 결정하는 임추위 내부에도 황 회장과 동향인 대구출신이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어 지역 편향 인사의 의도가 드러났다는 의심어린 눈초리도 나온다. ‘1인 지배’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DGB금융지주 임추위는 황 회장을 비롯해 이승천·조강래·정재수 사외이사 등 총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조강래 사외이사는 대구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한 대구 출신 인사다. 정재수 사외이사 역시 대구고등법원 판사,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법률가다. 현재 재직 중인 정재수법률사무소도 대구 범어역에 위치해 있다. 


핵심 계열사인 iM뱅크 임원 선임을 책임지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 역시 대구·경북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김한일 위원장은 경북 출생으로 경북 안동고와 대구 경북대를 졸업했다. 이후 대구광역시의회 결산검사위원, 북대구세무서 세정협의회 의원 등을 역임했다. 이택휘 사외이사 역시 대구 대건고와 대구 경북대 졸업생이다. 오병준 사외이사는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다. 장진원 사외이사는 대구·경북 출신은 아니지만 대구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활동하는 등 지역 요직을 도맡았다.

 

▲ 황병우 DGB금융지주회장이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는 모습. [사진=DGB금융지주]

 

아직까지 iM뱅크 차기 행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후보조차 언급되지 않는 모습이다. 황 회장의 겸직 체제를 이어갈지 말지조차 결정되지 않은 탓이다. 다만 결과가 어떻든 간에 황 회장 중심의 공고한 지배구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구조 하에선 새로운 인물을 앉히더라도 대구 출신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 역시 대구 경북대 출신의 김철호 부사장과 박병수 부사장 정도 뿐이다.

 

금융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iM뱅크 은행장 선임 과정은 시중은행 전환 후 처음 실시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황병우 회장의 지역 편향 경영으로 인해 그 관심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며 “이런 식의 지역 편향 인사는 과도한 권력 쏠림은 물론 ‘봐주기 문화’에 기인한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최대 문제점은 폐쇄적인 기업 구조에 기인한다”며 “iM뱅크는 현재 인사 구조에서부터 이미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구·경북 출신들이 당분간 요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iM뱅크는 지방은행 최초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 은행이지만 대구라는 지역색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명만 바뀐 것에 불과할 뿐이다”며 “내부통제 부실의 출발점이 바로 편중된 지배구조다”고 지적했다. 

 

지역편향 경영을 바탕으로 한 회장 1인 중심의 권력 쏠림의 (내부통제 부실)부작용 우려에 대해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해당 위원회의 위원들은 선진화된 선임 절차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선임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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