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3일 토요일
최근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정년연장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임금체계 개편이 화두로 급부상했다. 정년연장의 현실적·물리적 제약을 없애기 위해선 임금체제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으론 유교 문화에서 파생돼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나 성과연봉제를 채택하는 것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호봉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직위가 높아지고 매년 일정 비율로 연봉을 올려주는 제도다. 직무급제·성과연봉제는 나이·성별·연차에 상관없이 직무 난이도나 성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임금체계다. 경제계,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동시에 지금 상태로는 정년연장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각자 다르다. 기업은 현 시점에서 정년만 늘릴 경우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 신규채용이나 투자 여력이 줄어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근로자는 새로운 인력 유입이 줄어 근로강도가 세지고 기존의 처우마저 하락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고령층 소득공백 등의 해법으로 정년연장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갈등의 주된 양상은 세대 간 갈등이다. 기성세대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60세에 퇴직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궁핍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청년세대는 지금 상태로 정년만 연장할 경우 기업의 고용여력이 떨어져 결국 신규채용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다 고령화·저출산 사태가 먼저 찾아온 해외 선진국들도 이미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 중 일부는 해결책을 찾았다. 나라마다 세부적으로 방법 측면에선 차이가 있었지만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해도 기업이 고용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결론은 같았다. 고용유연성을 확대하고 임금체계에서 연봉제를 강화해 기업의 고용여력을 유지하는 대신 정년이란 개념 자체를 없애 버리거나 대안과 적응기간을 만들어 서서히 정년을 늘리는 식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마쳤다. 정상회담에서 이어진 발언으로 인해 여당 측에서는 평화가 위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북한과 러시아의 거래 추이를 지켜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확대정상회담에 이어 단독정상회담까지 마쳤다. 두 정상의 만남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첫 정상회담 이후 4년 5개월만에 이뤄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우주기지를 함께 걸으며 소유스-2 우주 로켓 발사시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만나면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돕겠다”고 밝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 할 것이다”고 밝혔다.
최근 학생·학부모의 교사 괴롭힘과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등의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아동복지법 개정을 둘러싼 갈등이 일고 있다. 교권붕괴 배경에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 관련 내용이 자리하고 있다며 교사에게 만이라도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사에게 면죄부를 주면 정서적 학대 예방의 법 취지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학생과 학부모들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여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의 효과 자체를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생·학부모 대다수가 ‘직업윤리와 도덕적 소양을 인정받은 교사들 중 면죄부가 있다고 아동학대를 저지를 교사가 몇 명이나 있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출산·고령화에서 비롯된 우리나라 인구감소 문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성이 남다른 탓이다.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특단의 대책도 부재해 보인다는 게 국제 사회의 평가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여러 가지 시도가 있긴 했지만 효과는 미비한 편이었다. 확실한 효과가 예상됐던 몇몇 대책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논의 단계에서 흐지부지 돼 버린 것들도 적지 않다.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등장했던 지역 별 인센티브 부여도 그 중 하나다. 집값이나 생활물가가 저렴한 지역으로 인구를 분산시키면 경제적 부담에 따른 출산 기피 현상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방법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지방을 선택할 만한 파격적인 혜택이 부여돼야 하지만 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구소멸 문제는 국가의 존폐와 직결돼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이 수도권 대신 지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세, 재산세 등 세금 부분에 있어 각 지자체 별로 일정 수준까지 임의로 설정할 수 있게끔 하는 등의 파격적인 세재혜택이 대표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에는 공감하면서도 누구 하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정확히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정년연장을 ‘고민만’ 하고 있다. 현실적인 제약과 가치관의 충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들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정년연장 논의가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사회 전반에 걸쳐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일할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탓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3637만 2000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2019년 3762만 8000명에서 4년 만에 125만명 줄었다. 생산가능 인구는 2025년 3561만명, 2030년 3381만명, 2040년 2852만명 등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이다.
국내 재계 총수들이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 공략을 위해 총출동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윤석열 대통령 인도네시아 순방에 동행했다. 재계 총수들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인니는 최근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는 시장이다. 인구만 2억7700만명으로 세계 4위 대국이고 자원 또한 풍부하다. 특히 전기차 핵심 자원인 니켈 생산량은 세계 1위다. 인니에서 생산되는 니켈은 세계 생산량 37%를 차지한다 그래서 인니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재계 총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다. 정 회장의 경우 이번이 취임 후 네 번째 방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77만7000㎡(약 23만5000평) 규모 부지에 생산공장을 건립했다. 총 투자비는 15억5000만달러(한화 약 2조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인니를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이미 낙점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유아용 제품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타격 입은 유아용품 업계가 마진율이 높은 차별화·럭셔리를 생존 돌파구로 삼은 탓이다. 남들과 다른 것을 먹이고 입히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을 공략한 차별화·럭셔리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영유아용 제품 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결국 한 명만 낳고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주변에서 다 쓰는 제품을 못 사주거나 먹이지 못할 바엔 한 명만 낳아 남부럽지 않게 키우는 게 훨씬 낫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육아를 위한 필수품인 종이기저귀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에 달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이하일 경우 그 반대다. 해당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019년만 해도 90.8에 불과했지만 2020년 99.45, 2021년 104.31, 2022년 104.39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촉법소년의 중범죄를 향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SNS를 중심으로 소년원을 주제로 한 영상과 글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소년원을 다녀온 후 반성과 후회보단 이를 자랑삼아 말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소재다 보니 수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러한 콘텐츠가 범죄를 미화해 청소년의 범죄 불감증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틱톡 등 SNS 등지에서 ‘소년원’을 검색하면 관련된 글이나 영상이 수백 개 이상 나온다. 심지어 소년원에 가기 전 인증해야 한다며 춤 추는 영상을 올린 청소년도 있고, 소년원에서 있었던 일을 마치 무용담처럼 올린 영상도 적지 않다. 이러한 콘텐츠는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누구나 볼 수 있다. 한 여고생은 개인 SNS에 영상을 게시하며 자신이 소년원 10호 출신이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답해주겠다는 영상을 올렸다. 좋아요 수 4만8000개, 댓글 1500개, 북마크 4664개, 공유 수 1126개에 달했다.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이고 흥미를 끌었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소년원 가본 적 있냐는 게시글을 올린 영상에도 좋아요 수는 8만8400개에 달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가을 개학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선 자녀들 식습관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끼니 대용으로 즐기는 메뉴 상당수가 맵고 짠 음식인 탓이다. 심지어 몇몇 음식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거의 매일 먹는다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인스턴트 라면의 한 종류인 불닭볶음면, 마라탕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소년기 맵고 짠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여러 가지 질병과 이상 반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비만이나 여드름, 피지 등 피부 트러블이 대표적이다. 한창 외모에 민감할 나이의 이러한 증상이 생겨날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학업에 지장을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스로 가려 먹고 절제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강지윤 군(16·남)은 하루 한 번 이상은 편의점 음식을 먹는다. 많게는 하루 세 번이나 편의점 음식을 먹은 적도 있다. 방과 후 학원에 가기 전에 친구들과 허기를 달래기 위해 거의 매일 같이 컵라면을 먹고 학원 수업 중간에 배가 고프거나 허기가 지면 또 다시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섭취한다. 강 군이 가장 즐겨 먹는 제품은 불닭볶음면이다. 자극적인 맵고 짠 맛이 붉닭볶음면만의 매력이다. 친구들 5명이 편의점을 가면 2명 이상은 어김없이 불닭볶음면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