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위권 국어 비상…“킬러 없지만 까다로운 문항 늘어 시간 부족”
중·상위권 국어 비상…“킬러 없지만 까다로운 문항 늘어 시간 부족”

11월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미리 경험해보는 ‘6월 모의고사’를 치른 이후 전국 주요 학원가에는 분주한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증원 여파로 ‘N수생’ 응시자가 대거 몰린데다 변별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유형 문제의 등장으로 학업 능력 별 체감 난이도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최상위원 학생들을 제외한 중·상위권 학생들 대다수는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국어 과목의 경우 중·상위권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상당한 애를 먹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가에선 특강·맞춤형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상위권 ‘무난’ 중상위권 ‘침몰’…변별력 강조한 평가원 기조에 특강·맞춤형 강의 봇물

 

7일 EBSi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6월 모의고사 국어(화법과 작문)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86점이었다. 이어 ▲2등급(78점) ▲3등급(70점) 등이었다. 또 다른 국어과목(언어와 매체)의 경우 등급 커트라인은 더 낮았다. 원점수 기준 선택과목에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들의 구간별 커트라인은 ▲1등급(84점) ▲2등급(77점) ▲3등급(68점) 등이었다.

 

학원가에선 이번 6월 모의고사 국어 과목 난이도에 대해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에 비해 절대적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학업 능력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등급을 안정적으로 받는 최상위권 입장에선 그렇게 어려웠던 시험이 아니었지만 중·상위권이나 1~2등급을 오가던 학생에겐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가 여럿 포함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 대치동에 위치한 국어학원 강의실 전경. ⓒ르데스크

 

초고난도 문제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준고난도 문제의 배치가 연속적으로 이뤄져 시간이 현저하게 부족하게 느껴 질수도 있었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지문을 이해했지만 막상 답을 고르려니 고민되는 문제가 많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6월 모·평 응시생 이도훈 씨(19·남)는 “평소에 국어 성적이 1~2등급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나름 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시험 시작과 동시에 너무 당황했다”며 “특히 비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현대소설 파트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보다 국어 과목의 체감 난이도가 크게 올라가자 학원가에선 분주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입시 대응 속도가 빠르기로 소문만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선 대형학원 보단 특강 또는 맞춤형 지도가 가능한 중·소형 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치동에 위치한 A국어 전문학원은 15명 안팎의 소수 정예로 운영되는데 이미 모든 반의 자리가 채워졌고 대기자 명단도 빼곡하게 채워졌다.

 

A학원의 원장은 “언어와 매체와 화법과 작문 모두 점점 더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수능에서는 어떻게 문제에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직관’이 있느냐 없느냐가 시간 싸움에서 매우 크게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화법과 작문에서는 빠른 시간 내의 정보처리 능력을, 언어와 매체에서는 지문에 제시된 개념은 물론 해당 개념이 어떤 다른 개념과 엮어서 지문이나 선지에 출제되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반복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소설 역대급 난이도에 수험생 울상…국어 파트별 출제 의도 파악 매진 사활

 

대치동 유명 국어 강사들은 이번 6월 모의고사를 바탕으로 평가원의 올해 수능 기조를 파악하고 150일 가량 남은 기간 동안 출제 의도 파악에 중점을 둔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어 강사들의 수능 출제 전망은 먼저 독서의 경우 지난해의 기조를 유사하게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전에 비해 킬러 문항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한 추론성이나 계산, 사례 적용 등 킬러 문항에 아님에도 충분한 시간을 써야 하는 문항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 서울시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에 마련된 2025학년도 6월 평가원 수능모의고사 분석 상황실 전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S학원의 K강사는 “이번 6평의 4~11번 독서 지문 2개는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에 비해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친절한 지문은 아니었다”며 “과거에 비해 자세하거나 친절한 부연 설명이 지문이나 보기에 포함되지 않아 이러한 부분이 ‘독해력’에 초점을 맞췄던 중·상위권의 성적에 영향을 줬다. 독해 과정에서 문제풀이 과정으로 이어지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의 경우 실질적인 연계 체감율이 많이 올라갔다는 게 국어 강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대치동과 목동에서 활동하는 국어강사 H씨는 “이번 시험을 보면 문학 중에서도 현대소설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정답을 명확하게 골라낸 학생이 거의 없었고 나머지 선지를 지우면서 정답을 도출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단순히 오답 분석만 하는 것보다 지문의 장면·상황과 인물, 인물의 심리·행동을 엮는 연습을 통해 선지와 선지에 대한 설명이 관련이 없을 경우에도 답을 찾아내는 연습을 강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전소설의 경우 왜 이렇게 지엽적이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 작년 수능에서부터 인물 지칭이 다양해지는 등 해당 부분에 대해 힌트를 주고 있었다”며 “비슷한 방식으로 출제된 사설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연습해 보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고 설명했다. H씨는 “현대시와 고전시·수필 복합지문은 크게 어렵지 않았고 작년 수능에 비해서도 무난했기 때문에 만약 이번 시험이 어려웠다면 EBS연계 공부 계획부터 다시 짜야한다”고 덧붙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6월 모의고사는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상위권 수험생에게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시험이었다”며 “평가원은 6·9월 모의고사 결과를 토대로 수험생 학력 수준을 측정하고 그해 수능 난이도를 설정하기 때문에 개·개인별로 6월 모의고사 결과에 대한 피드백에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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