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직원 때문에” 이유 같은데… 미국은 구매욕, 한국은 거부감
“현대차 직원 때문에” 이유 같은데… 미국은 구매욕, 한국은 거부감

“생산 직원들이 너무 만족하면서 즐겁게 일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현대자동차 제품에 대해서도 신뢰가 생기네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대한 한국과 미국 여론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속 근로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제품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부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이 제품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마음 움직이는 제품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최근 미국 내에서는 ‘현대차 앨러배마공장’(HMMA) 공장 근로자들의 높은 생산성과 성실한 근무태도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HMMA를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근로자들의 즐거운 표정과 성실한 근무 태도를 칭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공장을 방문한 적 있다는 그레첸(Gretchen) 씨는 “공장이 너무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돼 있어 놀랐다”며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미소를 지으며 자기 일을 즐기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자인 파이퍼(Piper) 씨는 “공장에서 현대차 생산과정을 보니 더욱 신뢰가 생겼다”며 “열심히 일하면서 좋은 차를 만들어주는 근로자들에게 감사하다”고 호평했다. 전직 엔지니어 할리(Haley) 씨 역시 “아버지와 매우 감동적인 경험을 했다”며 “아버지는 공장 체계와 근로자들을 유심히 보셨고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커리어 전문 사이트 ZIPPA에 따르면 HMMA 임직원 평균 연봉은 5만2246달러(한화 약 7200만원)다.  

 

▲ 미국 내에선 현대차 미국 앨러배마 공장 직원들의 성실함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투어 리뷰 사이트에 올라온 HMMA 후기. [사진=Tripadvisor 갈무리]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공장의 분위기는 생산성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만이 발표한 ‘2021년 자동차 공장 생산성 평가’에서 현대차 HMMA 생산성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해당 평가에서 HMMA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북미 자동차 공장 중에서 1위를 차지해왔다.

 

올리버와이만은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시간(HPU)을 생산성의 기준으로 삼았다. 현대차 HMMA HPU는 24.02로 제너럴모터스의 페어팩스 공장(28.71HPU)과 랜싱 델타 공장(29.99HPU), 도요타의 조지타운 공장(31.92HPU) 등 보다 높았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인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UPH)를 비교하면 HMMA는 68UPH였다.

 

현대자동차도 HMMA 근로자들의 노고에 복지 개선과 연봉 인상 등으로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미국 현지 공장 생상직 임금을 4년동안 25%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이 아닌 기업들 중에선 최고 수준이다. UAW 비가입 기업인 혼다와 토요타는 올해 임금 11%를 올린 것에 비해 현대차는 올해 14% 인상했다.

 

임직원들 복지 혜택 강화를 위해 육아 보조금 지원도 시작했다. HMMA은 지난달 몽고메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월 최대 150달러(한화 약20만원) 육아 보조금을 지원 계약을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현대차는 업계 최고의 팀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걸맞은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며 “동종업계에 상응하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복리후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HMMA 근로자의 처우는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임직원 복지 강화를 위해 미국 보육 솔루션 제공업체인 TOOTRiS 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HMMA. [사진=TOOTRis]

 

론 다비스(Ron Davis) 앨러배마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 회장은 “HMMA가 보육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결정은 직원과 지역 사회에 대한 헌신이다”며 “우리 주의 자동차 산업은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인력 개발 및 지원 리더십 측면에서도 업계 표준을 앞지로고 있다”고 평가했다.

 

‘킹산직’ 유명한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성은 임금 낮은 미국공장 50% 수준 불과

 

한국의 분위기는 미국과는 전혀 딴판이다. 소속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근로자의 업무태도를 둘러싼 논란이 원인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 10여명이 근무지 무단이탈로 징계를 받았다. 2020년에도 상습 조기퇴근자 300명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목격했다는 증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울산 공장을 방문했다는 한 누리꾼은 “근무하면서 유튜브나 게임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첨단 기계 조립을 책임지는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말이 되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가 사장이라면 다 해고하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편해 보이는 공장 처음 봤다”며 “현대차 노조는 매 년 사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데 도대체 양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현대차 공장 근로자의 처우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우가 좋기로 유명하다. 국내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킹산직’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킹산직’은 왕을 뜻하는 영단어 ‘킹(King)’과 ‘생산직’의 합성어로 ‘왕처럼 좋은 일자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700만원이다.

 

반면 생산성은 우수한 처우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생산성(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5UPH에 불과했다. 평균 연봉이 30% 가량 낮은 HMMA 생산성 보다 50% 가량 낮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임직원수는 3만2000여명으로 HMMA(3800여명)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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