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후루 먹고 테무서 쇼핑”…10·20 파고든 차이나 신드롬
“마라탕후루 먹고 테무서 쇼핑”…10·20 파고든 차이나 신드롬

“테무에서 옷 사고, 점심은 마라탕, 디저트로 탕후루 먹어요. 놀 땐 틱톡 촬영하는 게 유행이에요.”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중국 제품 및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마라탕과 탕후루는 10·20대 입맛을 사로잡은지 오래고 철옹성 같았던 국내 게임 업계도 중국 게임에 밀리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산본에서 중학교 3학년인 김시우 군(15)은 토요일 학원 점심에 친구들과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마라탕 집이다. 90년대 생들이 방과후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던 것처럼 공부로 받은 스트레스와 허기진 배를 마라탕으로 달랜다. 디저트로는 탕후루가 필수다. 마라로 얼얼한 입안을 새콤달콤한 탕후루로 씻어내야 점심 코스가 끝난다.

 

김 군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마라탕이랑 탕후루 코스를 먹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기분이다”며 “매일 먹을 수도 있지만 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제한시켜서 주로 주말 점심으로 먹는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는 반짝유행에 그치지 않고 10·20대 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마라탕을 먹고 남는 시간에는 틱톡에 올라온 쇼츠를 보거나 원신을 플레이한다. 원신은 중국 호요버스에서 2020년 출시한 오픈월드 롤플레잉 게임이다. 틱톡은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바이트댄스에서 출시한 어플이다.

 

▲ 반짝 유행으로 끝날 줄 알았던 마라탕의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마라탕. ⓒ르데스크

  

최근 김 군에게 생긴 새로운 취미는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초저가 상품 쇼핑이다. 침대에 누워서 저렴한 가격의 멋진 옷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종의 습관이 됐다. 그는 “옷이나 신발을 사고 싶은데 예전엔 용돈이 부족해서 참았지만 테무에서는 천원대 좋은 옷들도 많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부터 선정성, 개인정보 유출까지…중국발 영향력 확대 우려 팽배

  

청소년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10~20대의 소비패턴을 살펴보면 중국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실상 중국으로 시작해 중국으로 끝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020대 소비에서 중국은 빼놓을 수 없다. 식문화부터 게임, 유통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넓어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화권 과자인 탕후루의 경우 지난해에만 1352곳의 가게가 새롭게 오픈했고, 100여개 이상의 상표가 특허청에 등록됐다. 탕후루 최대 프랜차이즈점인 달콤왕가탕후루의 경우 2021년 11개였던 매장수가 2022년 43곳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532곳으로 급증했다. 마라탕후루의 경우 청소년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지난해 프랜차이즈 대표가 국감에 소환되기도 했다

 

중국의 숏폼 플랫폼인 틱톡은 과도한 선전성과 개인정보 침해, 지나친 스팸광고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미 국제사회에서 숱한 비판을 받고 있다. 미성년자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틱톡에 올라온 콘텐츠 상당수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위험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최근 중국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사진은 13일 기준 국내 모바일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 갈무리]

  

중국에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보니 공산당의 정치적 선전·선동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틱톡 커뮤니티에는 정치적 논쟁부터 성별 갈등, 동성애와 관련된 주제의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가치관이나 윤리관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도 중국 게임의 약진에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1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3개, 애플스토어에선 4개가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이 차지했다. 문제는 중국 게임에서 숱하게 동북공정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먹튀 행위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중국에서 개발된 게임 ‘문명 정복: Era of Conquest’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중국 문명 속 장수로 표현하고 샤이닝 니키에서는 한복을 중국 정통의상으로 만들어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21년 출시된 ‘삼국지혼’의 경우 10개월여만에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고 해외 서버로 이용자 정보를 옮긴 먹튀 행위로 최근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수출하던 입장에서 오히려 수입국으로 완전히 판도가 바뀌었다”며 “이전에도 기적의 검과 같이 이례적인 경우가 있었지만 3개 순위권을 모두 뺏긴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알리·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는 최근 떠오르는 문제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청소년들의 사용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제품 자체 품질과 미흡한 환불정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다. 그밖에도 개인정보 유출 및 레플리카, 선정성 등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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