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부 임종룡, 만년 적자 꼬마증권사 군침에 소액주주 ‘고개 푹’
금융대부 임종룡, 만년 적자 꼬마증권사 군침에 소액주주 ‘고개 푹’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감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인수 대상으로 지목된 한국포스증권의 규모적인 측면과 사업성 측면 모두 우리금융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평가돼 무리한 합병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실적 부진에서 비롯된 경영 자질론을 잠재우기 위한 임종룡 회장의 무리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려가 현실로”…은행 수익 목메던 우리금융, 은행 부진에 그룹 전체가 휘청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이른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9% 하락한 수치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3위를 놓고 경쟁하던 하나금융과의 격차는 2022년 4289억원에서 지난해 9349억원으로 두 배 넘게 벌어졌다.

 

실적 악화는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3위에서 2위로 발돋움 한 하나은행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가량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크게 하회했다. 심지어 우리은행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으로 하나은행(7102억원)의 ‘3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재 우리은행의 실적부진은 우리금융의 전체 수익에서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는 게 우리금융 소액주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9.9%로 ‘우리금융=우리은행’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룹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 92%에서 99.9%까지 증가했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금융권 안팎에선 현재 상태로만 놓고 보면 우리금융은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은행 독과점 방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은 탓에 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중은행의 ‘밥그릇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은행 수익에만 의존한 우리은행 입장에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지 않는 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천명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개인 고객에 강한 중·대형사를 검토해왔지만 가격 조율 실패와 부동산 PF 부실 규모 확대로 협상은 매번 결렬됐다.

 

“수익 다변화로 선택한 카드가 만년 적자 꼬마 증권사, 임종룡 체면치레로 밖에 안 보여”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합병설이 불거져 나왔지만 오히려 주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 라이센스를 먼저 획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인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 의존도를 낮출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마땅한 영업망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포스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포스증권이 거둔 연간 평균 매출액은 6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100억원을 넘겼던 시기는 코로나19 시기 증권업계 전체가 호황을 누렸던 2022년이 유일하다. 심지어 한국포스증권은 만년 적자 늪에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업 연도 기준 매년 6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단 한 차례도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 2013년 출범한 한국포스증권이 지난해 3월까지 10년간 기록한 누적 적자는 674억원에 달한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임종룡 회장이 과거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은 성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금융 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기준 총자산만 498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이 자산총계 1870억원(2022년말 기준)에 불과한 포스증권 인수에 나선다는 것은 화려한 이력이나 명성에 흠집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체면치레의 목적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임 회장은 1959년 전라남도 보성 출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의 고위 공직 생활을 33년 간 수행했다. 이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뒤 금융위원장으로 공직에 복귀한 바 있다. 앞서 그는 경제부총리 후보로 논의됐으나 ‘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힌 후 2023년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임 회장은 특히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직 당시 우리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M&A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4년 당시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일선에서 직접 나서며 성공시켰고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을 증권업계 1위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앞서 임 회장이 낙하산 논란과 노조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증권 인수 가능성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체면치레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한국포스증권의 상황이나 예상 매각가를 고려하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일 실패한다 해도 라이선스 확보 목적으로 다른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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