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만이라도”…무임승차 개혁에 세대갈등 확산 우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무임승차 개혁에 세대갈등 확산 우려

최근 청년들은 개혁신당에서 내세운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도 지하철을 타는 노인층이 증가함에 따라 혼잡도가 극심해져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청년층은 요금을 내고 타고 있지만, 무임승차로 인해 이어지는 불편에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는 시점, 꼭 필요한 변화”…지하철 무상 이용 ‘개혁’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개혁신당을 창당하면서 5호 정책공약으로 교통과 관련해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지하철 무상 이용 혜택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도시철도 무료 이용을 폐지하는 것은 굉장히 논쟁적일 수 있지만,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변화다”며 “1984년 65세 이상, 무임으로 변경된 제도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공약을 내세운 취지를 설명했다.


단순히 무상이용을 폐지하는 것이 아닌 대안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65세 이상 노년층에 도시철도와 버스, 택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연간 12만 원 선불형 교통카드 지급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며 “12만 원을 소진한 뒤에는 현재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약 40% 할인율을 적용한 요금으로 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공약에 청년층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평소 1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태원(32‧가명) 씨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사람이 너무 많은데 특히 노인분들이 많다”며 “출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돈 내고 타는데 혼잡한 시간까지 굳이 같이 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혼잡도 해결을 위해 무임승차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박주완(31) 씨는 “노인 인구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만큼 무임승차 비율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하철 적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무임승차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 수가 증가하니까 정치권에서 노인 표를 잡기 위해 눈치를 보는 상황인데 악순환만 반복될 거다”고 지적했다.


▲ 사진은 출퇴근 시간 1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들. ⓒ르데스크


청년층은 무임승차 폐지에 대해서 공감을 하지만, 개혁신당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우려한 것처럼 노인층에서는 폐지에 대한 반대가 극심하다. 청년층은 출퇴근 시간이라도 무임승차 대신 일부 금액을 지불해서 교통 혼잡도를 낮췄으면 하는 바램이 큰 반면, 노인층은 있던 혜택이 없어질 수 있어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한노인회 측은 성명서를 통해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해 집에 있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걷기운동으로 건강해지는 것을 간과한 주장이고 지하철 무임으로 노인들이 삼삼오오 벗하며 여행하는 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이다”며 “무임승차로 소품을 배달하는 수많은 일자리를 박탈하는 것임을 간과한 무지의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중교통…“무임승차 관련 제도 변경 필요”

 

▲ 사진은 출퇴근 시간 1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들. ⓒ르데스크


청년들이 우려하는 것은 노인 무임승차로 인해 대중교통 운영 비용이 증가하면 그 비용이 청년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직장이나 학교 등 출퇴근하는 청년들은 요금 상승이 생활비와 직결돼 부담이 크다는 이유도 공존했다. 지난해 10월 지하철 요금이 1250원에서 150원 인상한 1400원으로 오르면서도 부담이 컸다.


가장 큰 불편 사항은 지하철 혼잡도 증가를 꼽았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인구 밀집도가 늘어나면서 불편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열차 출발 지연 등도 불만을 표출했다. 직장인 이지연(28‧여) 씨는 “출근 시간에 급한데 자꾸 문이 열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며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가방이나 손, 발 등을 굳이 넣어서 지연 시키는 것을 보고는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출퇴근 시간에 와서 열차까지 지연시키는 행동은 용납이 안 된다”며 “출퇴근만큼은 청년층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배차 간격이 늘어나기도 하고 지하철 정비 상태도 안 좋아지는 기분이다”며 “특히 퇴근 시간에는 술마시고 타는 사람이 많아 냄새도 그렇고 치안도 그렇고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무임승차와 관련해서는 고령화 사회가 도달함에 따라 일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회 관계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곧 1000만명에 도달하는데 노인복지법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며 “노인 연령 상향과 함께 무임승차 제도 조정도 함께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의 과정에서는 전 세대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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