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넓히는 K-게임, 글로벌 진출에 해외선 ‘기대반 우려반’
영토 넓히는 K-게임, 글로벌 진출에 해외선 ‘기대반 우려반’
▲ 최근 국내 게임의 변화로 그동안 외면하던 외국인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2022 K-게임 토너먼트'에서 국내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외국 관람객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낮은 퀄리티·페이투윈(Pay2Win)·반복 노가다’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만연했던 국내 게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브’, ‘산나비’ 등 국내에서 출시한 콘솔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은 덕분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업계는 코로나 팬데믹19 수혜가 사라지면서 전반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판호에 기대를 걸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게임들도 현지 게임에 밀려 쓴 물을 삼켰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버티다 중국에서 대박을 치는 필승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이 완전히 달라져 이제 해당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다행히 일부 변화에 적응한 게임사들이 시장과 가능성을 발굴했다. 바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국내 게임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구권 게임문화는 국내와 전혀 달라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진출에 성공해도 국내 게임 특유의 경쟁과 과금모델(BM), 운영방식, 스토리 등으로 비판받기 일쑤였다.

 

결국 K-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퍼져 국내 게임들의 글로벌 진출 벽은 높아져만 갔다. 그간 해외에서 K-게임 이미지는 페이투윈의 화신이었다면 최근에는 참신하고 게임계의 다크호스로 변모했다.

 

국내 게임업계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콘솔게임 호평

 

▲ 올해 출시한 신작 국내 게임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이미지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드'에 수상 후보로 선정된 국산 게임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TGA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드'(TGA)에 네오위즈 제작 ‘P의 거짓’과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제작 ‘데이브 더 다이버’가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3대 게임쇼인 게임스컴에도 붉은사막, 디센던트 등 국내 게임이 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호평받은 게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그간 국내 게임 틀에서 벗어났단 점이다.

 

P의 거짓을 플레이한 한 유저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개발된 게임인줄 알았다”며 “내가 그동안 알던 한국 게임과 완전히 달라 앞으로 한국 게임에 대해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레딧의 한 유저는 “한국 게임사들은 기술이 부족한 것이 절대 아닌 것을 올해 증명했다”며 “나는 정확히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블리자드처럼 이해 구조 관계상 이런 게임들이 나오기 힘든 구조가 아니었을지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가 추락하는 모습을 본 우리는 알고 있지 않느냐 결국 게임은 개발자의 목소리가 높아야지 재미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엿본 국내 게임사들도 더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P의 거짓 글로벌 성공에 제작사인 네오위즈는 라운드8스튜디오를 중심으로 PC·콘솔 게임에 집중한다. 올해 출시할 신작 '테르비스'를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동시 개발 중이다. 웹젠은 준비 정도에 따라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게임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은 수 없이 많지만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껏해야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에서 자리 잡는 것이 최선이었다. 배틀그라운드와 서머너즈워 등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 국내 게임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사진은 국내 게임에 대해 혹평하는 외국 게이머 댓글. [사진=레딧 갈무리]

  

서구권 게이머들의 경우 K-게임에 대한 관심도 저조했다. 그나마 플레이해 본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K-게임은 조잡하고 돈을 많이 써야 하는 게임으로 각인됐다. 해외에서는 IT 강국임에도 K-게임 인기가 저조한 이유로 국내 게임사들의 안일한 도전을 지적한다.

 

레딧의 한 누리꾼은 “한국 게임업계는 몇십 년 동안 아무런 혁신도 변화도 하지않았다”며 “그들은 글로벌 게임사들과 경쟁하지 않아 똑같은 게임을 겉만 바꾸며 성공할 때까지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어떻게 카지노 슬롯머신 시뮬레이터 더 잘만들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레딧 누리꾼은 “한국에서 만든 게임을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유독 MMORPG에 집착하는 데 다른 훌륭한 게임들을 참고나 해봤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지화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한국인 친구와 국내 MMORPG를 플레이했던 제임스 그린(Jamer Green) 씨는 “한국 MMORPG를 함께 플레이한 적이 있는데 당시 충격이 아직도 기억날 정도다”며 “게임에 문구가 너무 많아 어지러울 정도였고 기능이나 아이템도 너무 많아 오히려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전문가들은 얼핏 보기에 게임들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국가별로 특색이 뚜렷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 세부적인 디테일을 놓친 면 거부감을 느끼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그동안 국내 게임은 보장된 성공 공식에 안전한 길만 걸어 큰 발전을 보이지 못해왔다”며 “여러 게임사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실험적이면서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많이 준비하고 신규 IP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밀려오는 중국 게임 등의 위기를 고려할 때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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